상위 생보사 85% 점유 중…나머지 보험사는 들러리?

[보험매일=손성은 기자] 생명보험업계 CM(사이버마케팅)채널이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하고 있는 모양새다.

생보업계는 손보업계와 비교해 복잡한 상품 구조로 CM채널을 통한 상품 판매가 용이하지 않은 상황으로 일부 보험사를 제외하고는 미미한 수준의 매출에 머무르고 있다.

대부분 생보사의 경우 전용 상품 개발의 부진과 대면채널과의 갈등을 우려해 CM채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 10억원 이상 매출 4개사 불과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전체 24개 생보사 중 CM채널을 통해 초회보험료가 발생한 16개 보험사 중 누적 매출 10억원 이상을 기록한 곳은 4개사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간 경기 침체와 저금리 기조에 시달리던 보험업계는 매출 확대를 위해 지속적으로 판매채널 다변화를 시도해왔고 사실상 불완전판매와 모집수수료가 발생하지 않는 CM채널에 주목, 활용 비중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올 1~8월 기준 생보업계는 CM채널에서 총 86억8,100만원의 초회보험료를 거둬들이며 지난해 같은 기간 70억900만원 대비 매출 규모가 23.85% 증가했다.

전체 16개 생보사 중 CM채널 매출 규모가 작년보다 증가한 곳은 10개사로 생보업계 CM채널은 비교적 순조롭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개별 보험사 실적을 살펴보면 극도로 부진한 모습이다.

생보업계 CM채널 매출 대다수를 특정 소수 보험사들이 점유하고 있으며 나머지 생보사들은 미미한 수준에 그치는 등 기형적인 형태를 띠고 있다.

올 1~8월 생보사 CM채널 초회보험료의 85.55%는 인터넷전업생보사 교보라이프플래닛, 삼성생명, 한화생명, 동양생명 등 4개사가 점유했다.

교보라이프플래닛이 33억7,900만원, 삼성생명 14억7,000만원, 한화생명 13억5,800만원, 동양생명 12억2,000만원의 초회보험료를 CM채널에서 거둬들였다.

나머지 12개 생보사 중 해당 기간 동안 누적 초회보험료 10억원 이상을 기록한 곳은 단 한 곳도 없었으며 1억원 이상을 기록한 곳도 4개사에 불과했다.

KB생명 4억9,600만원, KDB생명 2억9,800만원, 농협생명 1억3,700만원, 신한생명 1억1,200만원 등 4개사가 1억원 이상 매출이 발생한 생보사다.

ABL생명, IBK연금, 흥국생명, 처브라이프, 라이나생명, 미래에셋생명은 CM채널 매출이 1억원 미만이었다.

◇ 기대 못 미치는 CM채널 아직 시기상조?
생보업계 CM채널에서 상위 4개사를 제외한 생보사들 대다수가 극도로 부진한 모양새를 보이고 있는 모양새다.

보험업계는 생보업계 CM채널 부진의 원인으로 생보 특유의 복잡한 상품 구조를 지목하고 있다.

생보업계에 비해 상품 구조가 비교적 간결한 손해보험업계의 경우 보장 내역이 간편하고 보험료가 소액인 상품을 CM채널에서 적극적으로 판매하고 있다. 의무보험인 자동차보험 존재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반면 생보 상품은 사람의 생명을 담보로 하는 장기 계약이 기본인 만큼 주력 상품의 CM채널이 판매하기에 적합하지 않다 지적이다.

판매채널 활용 비중도 걸림돌이다. 보험료가 저렴한 CM채널의 비중을 높일 경우 발생할 대면 영업 조직과의 갈등 역시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도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CM시장은 보험료가 저가인 상품을 많은 고객에게 판매하는 ‘박리다매’형 수익 구조를 띄고 있다”며 “대면판매 조직을 기반으로 성장했던 국내 생보사에서 CM채널은 높은 미래 성장 가능성과는 별도로 주력 판매 채널로 부상하는 것은 아직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결국 생보사 상품이 CM채널에서 통하기 위해서는 단순하고 가입이 간편하며 보험료가 저렴한 새로운 개념의 특화 상품들이 개발돼야 한다”며 “상품개발 역량이 향후 생보사 CM채널 경쟁의 가늠자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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