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료 인하 여파→손해율 급등…금융당국 눈치로 인상 시기도 아직

[보험매일=임성민 기자] 손보업계가 작년과 달라진 자동차보험 시장 현황에 신음하고 있다.

자동차보험은 지난 2016년 보험료 인상을 통해 작년에는 16년 만에 흑자로 돌아서는데 성공했지만, 보험료 인하 경쟁과 정비수가·최저임금 인상 등의 요인으로 올해 손해율이 치솟았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과도한 보험료 인상 외에 사업비 등의 절감을 통해 소폭 인상할 것을 요구하면서 사실상 적정선의 보험료 인상도 불가능한 상황이다.

◇ 자동차보험, 1년 사이 과거 모습으로
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호실적을 기록한 자동차보험은 올해 손해율이 치솟으며 2년 전의 모습으로 회귀하는 모습이다.

자동차보험 점유율 85%를 차지하는 대형 손해보험사들의 지난달 손해율이 모두 90%를 넘어섰다.

일반적으로 손보업계가 자동차보험의 적정손해율로 보는 77~78%와 비교하면 12%포인트 이상 높은 수치다.

업계 자동차보험 점유율 30%에 육박하는 삼성화재는 가마감 결과 90.4%를 기록했다. 86.8%를 기록한 전달 대비 3.6%포인트 악화된 것이다.

삼성화재의 이러한 손해율 수치는 작년과 비교해 상방된 상황을 나타내고 있다.

삼성화재는 가장 높은 자동차보험 점유율로 인해 지난 2016년 손보업계 자동차보험료 인상에 따른 금전적 이익 규모가 가장 컸다.

이에 같은 해 말 2.7%를 인하했으며, 작년 8월과 올 4월 각각 1.6%, 0.8%를 인하하면서 점유율 확보에 나선바 있다.

현대해상과 DB손보, KB손보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현대해상의 지난달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93.8%로 전달 86.1% 대비 7.7%포인트 확대됐으며, DB손보도 같은 기간 89.3%에서 92.8%로 3.5%포인트 증가고, KB손보도 91.0%에서 94.5%로 3.5%포인트 늘었다.

해당 손보사들 모두 지난 2016년에 보험료 인상 효과로 안정적인 손해율이 확보되자 작년 경쟁적으로 자동차보험료를 인하한 영향이다.

결국 자동차보험료 인하 경쟁이 1년의 갱신 주기에 따른 상품 특성상 갱신 시점이 도래한 상황에 올해 계절적 요인으로 역대 최고의 폭염까지 겹치면서 손해율이 급등한 것이다.

이에 따라 손보업계가 지난 2016년 보험료 인상으로 누렸던 16년 만에 자동차보험 호황이 부메랑으로 돌아오면서 적자를 지속하던 과거로 회귀한 모양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정비수가 및 최저임금의 인상이 자동차보험금 지급 규모 자체를 키우면서 손해율에 악영향을 미치긴 했다”면서도 “하지만 2016년 말부터 올 초까지 이어진 보험료 인하 경쟁이 손해율 악화의 가장 큰 원인”일라고 말했다.

◇ 보험료 인상, 언제? 얼마나?
손보업계는 자동차보험료 인상이 시급한 상황이지만 금융당국이 과도한 보험료 인상에 대해 제동을 걸면서 눈치만 보고 있다. 손보업계는 현재 4%대의 보험료 인상을 주장하고 있다.

또한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3,9%포인트의 자동차보험료 인상이 필요하며, 보험료 인상이 제때 반영되지 않을 경우 인수 기준 강화로 인해 민원으로도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보호를 우선시 하는 금융당국은 이 같은 손보업계의 보험료 인상분에 대해 물가 안정 차원에서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오히려 보험사들이 현재 운용하고 있는 사업비를 절감하는 방안과 누수 금액의 차단을 통해 보험료 인상 규모 자체를 줄일 것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과의 보험료 인상 논의가 중요하지만 누가 먼저 보험료를 인상하고 나서는지도 중요한데 금융당국의 눈치를 보느라 섣불리 손보사들이 나서지를 못하고 있다”면서 “공공연하게 보험업계 영향력이 가장 있는 삼성화재가 먼저 인상하고 나서주기를 바라는 시선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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