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기준 17조원 돌파…해지환급 건수도 증가 중

[보험매일=손성은 기자] 생명보험업계가 매년 해지환급금 규모 기록을 갱신하고 있다.

경기 침체 장기화에 따른 생계형 해지 증가 등의 문제로 생보업계의 해지환급금 규모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생보업계는 감액 제도, 납입 유예 등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으나 해지환급 건수, 금액 증가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 8월 17조원 돌파 전년 동기 대비 2조원 이상 증가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보업계의 해지환급금 규모와 건수가 매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8월 기준 생보업계의 해지환급금 규모는 17조3,26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14조4,813억원 대비 2조7,779억원 증가했다.

지난 2016년 8월 기준 생보업계의 해지환급금 규모는 13조872억원으로 매년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생보업계의 지속적인 해지환급금 규모 증가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경기불황이 지속됨에 따라 지속적으로 계약을 중도해지 하는 경우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생보업계는 해지환급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저해지환급형 상품 출시 및 각종 보험료 할인 또는 납입 중지 제도를 홍보하고 있지만 문제는 좀처럼 해결되지 않고 있다.

생보 특성상 가입 기간이 얼마 경과되지 않은 상태에서 계약을 중도 해지할 경우 소비자 입장에선 환급금 손실이 불가피하다.

보험사 역시 계속보험료 발생의 기회를 상실하게 되므로 아쉬울 수밖에 없는 부분인지라, 그간 제도 개선 건의 및 신상품 출시를 통해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려 했던 상황이다.

특히 최근 생보업계의 신계약 감소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라, 기존 계약 관리 및 유지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 보험금 증가 때문에?… 해지환급 건수 증가
보험업계 일각에선 보험금 규모가 커짐에 따라 자연스럽게 해지환급금 규모가 증가하고 있으며 경기 침체와는 별개의 문제라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하지만 단순히 보험금 규모 확대에 따른 해지환급금 규모로만 볼 수 없는 것이 해지환급 건수 자체가 매년 적지 않은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올 1~8월 생보업계의 해지환급 건수는 총 333만3,935건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311만4,659건, 2016년 같은 기간에는 293만2,813건으로 매년 약 20만 건 이상 해지환급 건수가 증가했다.

보험업계에선 오는 2021년 IFRS(국제회계기준)17 도입에 대비해 계약 해지 관리 필요가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새 회계기준에선 저축성보험이 부채로 잡혀, 보험사들이 저축성보험 판매를 축소하고 있어 매출 규모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경기 불황과 시장 포화로 신계약 유치 역시 버거워지고 있어 관리를 통한 장기 계약 유지와 이에 따른 계속보험료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지난 몇 년간 생보업계의 생산성은 지속적으로 둔화하며 하락세를 그리고 있는 상황이다”라며 “경기 침체 등의 요인으로 보험 가입 욕구가 줄어들었고 여기에 한국 보험시장의 포화로 인해 신계약 유치 역시 힘들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가계비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 오며 보험계약 해지를 가장 먼저 떠 올리는 경우가 일반적이다”라며 “상황이 이렇다보니 보험업계가 계속보험료 발생에 초점을 맞추고 영업을 진행하고 있으나 아직은 이렇다 할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만큼 상품 개발 및 제도 개선 등 조치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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