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암 진단비 보장 확대 러시…보험사·소비자 ‘WIN-WIN’

[보험매일=방영석 기자] 보험업계가 암보험 진단비 보장을 일제히 확대하며 신규 소비자 모집에 나서고 있다.

성장동력을 찾는 보험사들의 관심이 소비자들의 니즈가 높은 암보험 상품에 쏠리면서 소액암 진단비 확대 전략이 손해보험업계에서 생명보험업계로 번지고 있는 것이다.

암보험은 신규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보험사와 가입 니즈가 높은 소비자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어 보험업계의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 생보업계도 ‘소액암 돌풍’
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손보업계에 이어 생보업계 또한 최근 소액 암 진단비를 대폭 확대하며 암보험 시장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동양생명과 한화생명 등 주요 생보사들은 지난달부터 유방암과 전립선암, 여성생식기암, 갑상선암 등 소액암으로 분류되는 질병의 진단비를 일반암과 동일한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MG손보와 한화손보, DB손보와 메리츠화재 등 대다수 손보사가 스코어링을 완화하며 전개했던 고객 유치 경쟁이 생보업계까지 번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인구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암보험에 대한 소비자들의 니즈가 높아지자 신규고객 확보가 절실한 보험업계의 태도가 변화한데 따른 결과다.

보험사들은 통상 보험금 청구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로 소액암·특정암 진단비를 일반암과 비교해 10~30%가량만 지급해 왔다.

의학 기술의 발전으로 정교한 보험료 산정이 가능해지면서 보험사들이 손해율 관리가 가능한 범주 내에서 소액암 진단비 보장 범위를 조정해 고객 모집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동양생명은 지난달 소액암으로 분류되던 ▲갑상선암 ▲기타피부암 ▲제자리암 ▲경계성종양 ▲대장점막내암 진단시 일반 암 진단비와 동일하게 각각 1000만원씩 보장하는 ‘수호천사 만만한암보험’을 선보였다.

한화생명도 또한 보장 범위를 확대한 ‘더착한암보험’을 출시했다. 일반암의 10%만 보장하던 ▲유방암 ▲전립선암 ▲여성생식기암 ▲직·결장암 ▲갑상선암(초기 제외)의 진단금을 일반암과 동일한 최대 3,000만원까지 확대한 상품이다.

흥국생명 또한 특정암 진단비 확대 경쟁에 합류했다. 흥국생명이 상반기 출시한 '암SoGood 암보험'은 일반암의 10% 수준이던 소액암의 보장금액을 일반암 50% 한도로 인상, 최대 1,500만원까지 지급하는 상품이다.

◇ 암보험 시장포화 극복 ‘히든카드’ 부상하나
보험업계는 매출을 확대해야 하는 보험사와 가입을 원하는 소비자의 니즈를 동시에 충족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암보험 상품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의료기술 발달로 평균 수명이 증가하면서 암발병률과 생존률이 매년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신규 상품에 대한 소비자의 가입 수요가 지속적으로 발생할 것이란 판단이다.

실제로 국립암센터 통계에 따르면 남자는 평균수명인 79세까지 생존할 경우 약 38%, 여자는 85세까지 생존할 경우 약 32%로 암이 발생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인의 기대수명이 올해 82세로 과거와 비교해 길어짐에 따라 각종 암에 걸린 환자들이 장기간 생존할 가능성 역시 높아졌다.

주요 암인 위암의 경우 일반인 대비 암환자의 상대 생존율이 2000년에는 46.6%에 불과했으나 올해는 75.4%까지 증가한 상태다.

암에 걸리고 장기간 생존할 확률이 높아지면서 막대한 치료비 부담을 경감할 목적으로 암보험 가입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원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암은 발병률이 높고 치료비도 고액임에도 보장금액은 부족한 상황이다”며 “과거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정교한 보험료 산출이 가능해지면서 보장범위의 세부 조정을 통해 매출증가와 손해율 관리를 동시에 달성하려는 보험사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내 보험시장은 급격한 고령화로 기존 고객은 추가 보험 가입 유인이 떨어지고 신규 가입자는 시간이 갈수록 줄어드는 포화상태에 놓여있다”며 “고령 고객의 가입 유인이 높은 암보험 상품은 보험사의 안정적인 수익 창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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