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 비중 한자리 수준…대형사 점유율 독주 여전

[보험매일=방영석 기자] 중소형 손해보험사들이 자동차보험 시장에서 대형사들의 점유율 독식 현상을 극복하지 못하고 밀려나고 있다.

자동차보험을 판매하는 중소형 손보사들의 매출에서 자동차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이 한자리 수준으로 줄어들면서 입지가 급격히 쪼그라든 것이다.

자동차보험 시장에서 신규 가입자를 확보하기 어려워지고 있는데다 손해율까지 악화되면서 대형사와 경쟁하기 어려운 중소사들의 고민은 하반기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 자동차보험 시장 대형사 ‘天下’
30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자동차보험 시장에서 중소 손보사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중소사들이 시장점유율과 매출, 인지도에서 자동차보험 시장에서 대형사와 경쟁이 사실상 불가능해지면서 입지가 급격히 좁아진 것이다.

중소사들이 장기간 저조한 점유율과 매출을 극복하지 못함에 따라 손보업계에서는 장기적으로 자동차보험 시장에서 중소사들이 퇴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보, KB손보 등 대형사가 자동차보험 시장에서 차지하고 있는 시장점유율은 80%를 넘어섰다.

자동차보험 가입자 10명중 8명 이상이 상위 4개사 상품에 가입되어 있는 반면 6개사는 2명의 고객을 나눠 확보하고 있는 것이다.

이 기간 삼성화재는 28.7%, 현대해상 19.9%, DB손보 19.5%, KB손보 12.1%의 점유율을 보였다. 중소형사 중 상위권에 속하는 한화손보와 메리츠화재의 점유율이 각각 5.2%와 4.8%에 머물러 있는 사실을 감안 할 때 자동차보험 시장은 상위 4개사가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대형사들은 이처럼 견고한 점유율을 기반으로 자동차보험 시장에서 거둬들이는 매출에서도 다수의 중소사들을 압도하고 있다.

상반기 기준 대형 4사가 기록한 매출은 삼성화재 2조4,137억원, 현대해상 1조6,770억원 DB손보 1조 6,410억원, KB손보 1조169억원이다.

이는 손보업계가 거둬들인 7조9,533억원의 85%에 달하는 수치로 자동차보험 시장에서의 수익 대다수를 소수의 대형사가 독식하고 있는 상황이다.

◇ 중소사 자동차보험 ‘엑소더스’ 가능성↑
문제는 점유율에서 대형사를 따라잡지 못하는 중소형사의 어려움은 단순히 매출이 감소하는데서 멈추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자동차보험 판매로 유의미한 수익을 거두지 못한 중소사들이 매출 확대 전략에서 장기인보험 시장과 비교해 자동차보험의 비중이 감소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중소사들은 전체 매출에서 자동차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이 한자리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고전하고 있다.

상반기 손보업계의 전체 매출에서 자동차보험이 차지한 비중은 20.9%였으나 자동차보험의 영향력은 개별 손보사별로 뚜렷한 격차를 보였다.

자동차보험 매출이 집계된 10개 손보사 중 손보업계 평균 이상을 기록한 보험사는 삼성화재 26.4%, DB손보 26.4%, 현대해상 25.9%, KB손보 20.5%, 롯데손보 20% 5개사에 불과했다.

특히 일부 중소사의 경우 전체 매출에서 자동차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이 한자리에 불과한 모습을 보였다. 자동차보험이 해당 손보사 입장에선 더 이상 주력 시장이 아니게 된 것이다.

상반기 기준 자동차보험의 매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가장 미미했던 중소사는 MG손보(3.2%)와 흥국화재(4.6%)였다. 두 보험사가 기록한 자동차보험 매출 비중은 농기계류의 상품만을 판매하는 농협손보(2%) 수준이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기준 상위 4개 손보사 이외에는 자동차보험 판매 비중이 20%를 넘어선 곳이 롯데손보를 제외하면 전무했다”며 “자동차보험은 손보업계의 주력 판매 채널로 손꼽혔으나 적어도 중소사에게는 과거의 영향력을 유지할 수 없게 된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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