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납 200% 가입설계서 및 상품 쪼개 팔기…소비자도 가입 유의 필요

[보험매일=임성민 기자] 종신보험이 불완전판매의 온상으로 지적받으며 금융당국이 주시하고 있는 가운데, 설계사들의 판매를 위한 꼼수가 나날이 진화하고 있다.

계약 유지 기간 중 높은 해지환급금을 보여주기 위한 200% 추가납입 설계는 기본이며, 중도해지 시 손실에 대한 설명 누락 및 계약 건수 증진을 위한 계약 나누기도 서슴없다.

높은 수수료가 책정된 종신보험을 판매키 위한 설계사들의 이러한 꼼수에 대비해 소비자는 신중한 선택과 가입을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 종신보험 장점만 설명한 꼼수 난무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종신보험을 소비자에게 가입시키려는 설계사들의 꼼수 판매 사례가 늘고 있다.

슬하의 자녀 두 명을 둔 가장인 A씨는 본인의 부고를 대비키 위해 사망 시 보험금이 지급되는 종신보험 가입을 염두하고 설계사 B씨를 만났다.

설계사 B씨는 가망고객인 A씨와 만나면서 동시에 유니버셜종신보험 가입설계서를 꺼내든다. 가입설계서는 추가납입 최대한도인 200%까지 설계된 상태다.

이후 상담은 본격적으로 시작됐고, 설계사 B씨는 A씨에게 상품의 기능과 장점을 설명하기 시작한다. 통장처럼 여분의 자금을 추가납입 할 수 있고, 중도인출도 할 수 있으며 향후 비과세혜택을 자녀에게 물려줄 수 있다고 설명한다.

여기까지는 설계사들이 종신보험을 판매키 위해 상품을 설명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설계사 B씨가 A씨에게 종신보험 컨설팅 하는 과정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설계사의 꼼수는 한두 번에 그치지 않는다.

우선 200%로 추가납입이 완료된 형태의 가입설계서가 대표적이다. 200% 추가납입 설계는 원급이 100%에 도달하는 기간을 앞당기며, 납입 완료 후 해지환급금 규모가 대폭 증가한 것처럼 보일 수 있다.

실제로 추가납입 기능을 활용하는 소비자가 많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러한 컨설팅은 고객이 현혹될 수 있는 수단으로 작용하고 향후 소비자 피해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설계사 B씨는 고객 A씨가 계약 중도해지 시 원금 손실 발생 유무를 물었을 때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 보험의 특성상 중도해지 시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설명을 누락한 것이다.

오히려 일정기간 납입 후 상품의 기능을 이용해 자녀에게 비과세 통장을 물려줄 수 있다고 돌려 말한다. 만약 이대로 청약이 진행된다면 불완전판매에 해당하는 것이다.

아울러 설계사 A씨는 초기 10만원으로 설계된 가입설계를 5만원 단위로 2개 가입할 것을 권하기도 했다.

고객이 가입하는 보험료 수준은 동일하지만 2건 계약은 설계사의 실적을 달리할 수 있다. 가입 건수가 두 배로 늘어나면서 설계사 입장에서는 계약 건수가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 사망 보장, 정기보험도 고려해봐야
금융당국이 이러한 판매 행태를 파악하고, 불완전판매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 또한 종신보험 가입 시 신중할 필요가 있다.

우선 단순 사망 보장을 원할 경우 정기보험도 고려해야 한다. 정기보험은 상품 기능이 없고, 해지환급금이 없거나 적은 대신 저렴한 수준의 보험료로 높은 사망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

실제로 정기보험은 종신보험과 비교하면 최대 40% 안팎으로 보험료가 더 저렴하다. 온라인으로 가입할 경우 이보다 더 저렴한 수준으로 사망에 대한 보장을 받을 수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종신보험은 현재 포화된 보험시장에서 불완전판매의 온상으로 지적받으며 판매가 쉽지 않다”면서 “이에 보험사들이 온갖 기능을 추가하면서 판매 매력을 부여하고 있으나, 이러한 기능들이 오히려 불완전판매율을 더욱 높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특히 종신보험은 판매 수수료가 높아 설계사들이 적극적으로 판매에 나서면서 소비자도 가입 시 주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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