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G손보 경영정상화 지지부진…KDB생명 “실패한 인수”

[보험매일=방영석 기자] 경영정상화에 몰두하고 있는 중소형 보험사들이 대주주의 부정적인 반응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금융당국에 제출했던 경영개선안 이행에 실패한 MG손보는 새마을금고중앙회의 방치로 매각도 증자도 불투명한 위기를 맞았다.

KDB생명 역시 증자에 성공했으나 최근 국정감사에서 대주주인 산업은행 이동걸 회장이 ‘실패한 인수’를 인정하면서 향후 새로운 인수자를 찾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외통수’ 걸린 MG손보 출구 찾기 고심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MG손보와 KDB생명 등 경영정상화 절차를 밟고 있는 중소형 보험사들이 지원에 소극적인 대주주의 태도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

장기간의 지원에도 실적을 개선하지 못했던 보험사들에 추가 자본을 투입하는데 부담을 느낀 대주주들이 산하 보험사를 정리하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주주의 외면을 받는 보험사는 금융당국에 제출했던 경영개선계획을 이행하지 못했던 MG손보가 대표적이다.

MG손보는 금융위원회에 제출했던 이행 기간 내 유상증자, 투자유치에 실패, 경영개선권고에서 한 단계 강화된 경영개선요구 조치를 받았다.

장기간의 실적부진으로 100% 밑으로 떨어진 RBC(지급여력)비율을 스스로 개선하지 못한 것으로 MG손보가 금융당국의 직접 관리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MG손보의 대주주는 명목상 사모펀드인 자베즈제2호유한회사나 자베즈의 지분 대다수를 소유하고 있는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실질적인 대주주 역할을 하고 있다.

문제는 직접 자본 확충을 할 수 있는 대주주 새마을금고중앙회가 MG손보에 대한 추가 지원을 사실상 거부하고 있다는 점이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MG손보 인수를 주도했던 신종백 전 회장이 물러나고 박차훈 회장이 취임한 이래 저조한 수익성을 이유로 유상증자에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실제로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작년 MG손보가 반복해 경영개선계획을 제출했음에도 뚜렷한 이유없이 유상증자를 미뤘고, 박 회장 취임 이후 주주총회에서 유상증자 안건은 부결됐다.

MG손보는 대주주를 대신해 자본을 확충할 투자자를 유치하고 있으나 현재까지도 투자자가 특 정되지 못했으며, 기간 내 투자금을 유치할 가능성도 시간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 KDB생명 대주주도 ‘절레절레’
수차례 매각에 실패했던 KDB생명은 대주주인 산업은행이 스스로 인수실패를 인정할 정도로 시장 가치가 떨어졌다.

10년 동안 1조원 이상의 지원을 받았으나 적자에서 탈출하지 못했던 KDB생명은 산업은행 내에서의 입지가 급격히 좁아진 만큼 향후 새로운 대주주를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22일 국회 정무위에서 KDB생명을 “인수하지 말았어야 할 회사”로 지칭했다.

누적 적자가 7,500억원에 달하는 회사를 뚜렷한 이유없이 인수해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는 것이다. 대주주조차 KDB생명의 가치를 극히 낮게 평가하고 있는 셈이다.

KDB생명의 매각은 이미 기정사실화되어 있다. 이 회장은 취임 1주년을 맞아 개최했던 기자간담회에서도 “손해를 보더라도 KDB생명을 매각하겠다”는 의지를 다시한번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산업은행의 매각의지와 별개로 KDB생명 인수를 희망하는 투자자가 좀처럼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KDB생명의 새주인 찾기는 험로가 예상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MG손보 노조는 새마을금고중앙회에 유상증자 또는 매각을 요구하고 있으나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며 “유상증자도 매각도 불투명하기 때문에 경영진의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자본을 확충한 KDB생명 역시 상황이 그리 좋지 않다”며 “인수실패를 대주주가 인정할 정도로 낮은 평가를 받고 있어 새 주인 찾기에 어려움이 많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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