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시인과 함께읽는 사기(史記)
제후가 된 아들을 아비가 노리다위(衛) 출공의 위기
이흔 기자  |  xionmi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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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0.01  09:4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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知當而加親 罪當而加疏 지당이가친 죄당이가소
군주가 사랑할 때는 칭찬이 더해지고, 미워할 때는 죄가 더해진다. (<韓非子>說難)
위 영공이 미자하의 행동을 칭찬했다가 후에 마음이 변하여 죄를 물은 일에 대하여

위나라에서는 양공이 죽고 영공이 즉위했다. 예전에 양공에게는 천한 가문 출신의 첩이 하나 있었다. 양공이 그녀를 총애하여 아이를 가졌는데, 하루는 그녀의 꿈에 어떤 노인이 나타났다. 노인은 “나는 강숙이라는 사람이다. 너의 아들이 반드시 위나라를 가지게 해주마. 아들 이름을 원(元)이라 짓거라.”하고 말했다.

첩이 대부 공성자와 마주쳐 강숙이 누구인지 물으니 공성자는 “강숙이란 분은 우리 위나라의 시조되는 분입니다.”라고 일러주었다. 첩은 양공에게 찾아가 꿈에서 들은 얘기를 상세히 말했다. 양공은 하늘의 뜻이 있음을 짐작하여 아이 이름을 원이라고 지었다. 양공 부인에게 아들이 없었기 때문에 원이 양공의 뒤를 이었던 것이다.

위 영공은 42년이나 재임했다. 영공 38년에 노나라의 성인 공자(孔子)가 위나라에 들렀다. 영공은 공자에게 노나라에서 그가 받은 봉록과 같은 연 6만두의 조를 봉록으로 주면서 위나라에 머물게 했다. 그러나 모략하는 사람의 말을 듣고 영공이 공자를 감시하게 하자 공자는 행여 음모에 휘말릴까 우려하여 10달 만에 위나라를 떠났다.

영공이 만년에 얻은 부인은 남자(南子)라 불렸다. 장성한 태자 괴외가 남자를 미워하여 그녀를 죽일 틈을 노렸다. 가신인 희양속과 모의한 뒤에 조회시간에 그녀를 해치우려고 했다.

그런데 양속은 실상 남자를 죽이고 싶은 생각이 없었으므로, 작정한 시간이 되어서도 선뜻 나서지 않고 머뭇거렸다. 괴외가 몇 번이나 양속에게 눈짓을 보내는 것을 남자가 눈치 채고는 영공에게 “태자가 나를 죽이려고 해요!”라고 소리치자 괴외가 달아났다.

양공이 노하여 괴외를 잡으려 했으나 괴외는 국경을 벗어나 송(宋)나라로 갔다가 진(晉)으로 들어가 조 간자에게 몸을 의탁했다. 이때는 이미 진나라의 한-위-조 가문이 각기 제후국으로서의 기틀을 다지고 있을 때였다. 조(趙)나라가 괴외를 받아들인 것은 조나라가 영토를 넓히는 전략에 장차 도움이 될 것을 염두에 두었기 때문이다. 조 간자는 또 노나라로부터 양호(陽虎)라는 무장이 망명해 오자 역시 앞날을 위해 받아들였다.

영공 42년, 영공이 교외로 소풍을 나가면서 작은 아들 영(郢)에게 수레를 몰게 했다. 영공은 태자가 국외로 달아난 것을 한탄하면서 “너를 장차 후계자로 삼겠다”고 말하자 영은 “저는 자질이 부족하여 사직에 욕을 끼칠 것이니 뜻을 거두소서.”라고 사양하였다.

여름에 영공이 죽자 영공의 부인 남자가 선왕의 명령을 따라 영을 후계로 세우려 했다. 그러나 영은 “국외로 달아난 괴외의 아들 희첩이 있사옵니다. 저는 감히 태자 자리에 오를 수 없으니 그를 태자로 삼으십시오.”하며 끝까지 사양했다. 중신들이 하는 수 없이 희첩을 군주로 세웠다. 그가 출공(出公)이다.

위나라에서 변동 상황이 생기는 것을 보고 진나라의 조 간자는 괴외를 위나라에 귀국시키려 했다. 양호로 하여금 위나라로부터 괴외를 추대하러 온 사신들인 양 위장하여 괴외를 찾아오게 하고는 자신이 직접 괴외를 배웅하여 떠나보냈다. 그러나 위나라에서 그 소문을 듣고 먼저 군대를 보내 귀국을 막으니 괴외는 숙읍이라는 곳으로 피신해 살게 되었다.

위 출공으로서는 난감한 일이다. 제후 자리를 빼앗으려는 사람이 국내에 머물고 있는데, 남도 아닌 아버지다. 아버지는 할아버지 영공에게 죄를 지어 달아났으며 출공이 적법한 절차에 따라 군주가 되었으니 이 자리를 되물릴 수도 없다.

군주 자리를 노리는 자는 분명 반역자이며 원수인데, 그가 아버지이니 토벌할 수도 놓아두기에는 불안하다. 게다가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친인척들이 모두 아버지 괴외와도 친척이므로, 누가 누구의 편인지도 분명히 가를 수 없었을 것이다. 출공으로서는 위기가 아닐 수 없었다.

이야기 PLUS 용의 역린(逆鱗)

한비자(韓非子)는 위 영공 때에 있었던 한 가지 일화를 그의 세난(說難)편에 소개하고 있다.

- 예전에 미자하라는 사람이 위나라 영공에게 총애를 받았는데, 위나라 국법으로는 군주의 수레를 훔쳐 타는 사람 자는 월형(다리를 자르는 형벌)에 처하도록 되어 있었다. 얼마 후 미자하의 모친이 병이 났다는 연락이 오자 미자하는 군주의 명령을 사칭하여 군주의 수레를 타고 다녀왔다.

군주가 이 일을 알고 미자하를 칭찬하면서 ‘효자로다. 어머니를 위해 월형의 위험을 감수하다니’하고는 벌을 주지 않았다. 하루는 군주와 함께 과수원에 놀러 갔는데, 미자하가 복숭아를 먹어보다가 맛이 기가 막히므로 다 먹지 않고 군주에게 바쳤다. 군주는 ‘나를 끔찍이도 위하는구나. 자기 입도 잊어버리고 나를 생각하다니’하면서 칭찬하였다.

세월이 흘러 미자하가 미색이 쇠하고 군주의 총애를 잃었을 때 군주에게 죄를 지었다. 군주는 지난 일까지 덧붙여 죄를 주었다. ‘너는 예전에도 군명을 사칭하여 내 수레를 멋대로 탔고, 먹다 남은 복숭아를 감히 나에게 먹게 하지 않았는가!’

미자하의 행위는 처음과 다를 바 없었으나 전에는 현명하다고 하다가 후에는 죄를 받았으니 이는 군주의 애증이 완전히 변했기 때문이다. 군주가 사랑할 때는 친근함이 더해지지만, 군주가 미워할 때는 죄가 더해지는 법이다(有愛於主 則知當而加親 見憎於主 則罪當而加疏).

용이란 동물은 잘 길들이면 등에 올라타도 되지만, 그 목줄기 아래 한 자 길이의 거꾸로 난 비늘(逆鱗)을 건드리면 반드시 죽게 된다. 군주의 역린을 건드리지 않을 수 있으면 거의 성공적인 유세라 할 것이다.

태자 괴외가 희양속을 시켜 남자(南子)를 해치우려고 했다.
양속이 머뭇거리는 것을 보고 괴외가 몇 번이나 눈짓을 보내자, 남자가 눈치를 채고 소리쳤다.
“태자가 나를 죽이려고 해요!”

정해용 시인·상임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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