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월차 설계사 등록정착률 급감…전속조직 와해 현상 뚜렷

[보험매일=방영석 기자] 일부 중소 생명보험사의 전속설계사채널이 시장환경 변화를 버티지 못하고 축소되고 있다.

해당 생보사들은 조직 규모 유지를 위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신규 설계사 대다수가 채 1년을 버티지 못하고 그만두면서 소속 전속설계사 수가 1년 사이 절반 이상 줄었다.

IFRS17 도입 등 시장환경 변화로 수익성 강화를 위한 보장성보험 판매가 시급한 만큼 해당 중소사들은 향후 급성장하고 있는 GA 채널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 중소 생보사 정착률 감소 ‘심각’
11일 생명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중소형 생보사들의 신입 설계사 대다수가 1년을 버티지 못하고 그만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생보업계의 평균 설계사 정착률이 개선세를 보였던 것과 대조되는 결과다. 시장 경쟁이 격화되는 와중 중소사들이 전속설계사 조직 유지에 애를 먹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기준 생보업계의 13월차 설계사 등록정착률은 40.4%로 전년 동기 40.2% 대비 0.2%포인트 개선됐다.

반면 푸본현대생명과 처브라이프생명, KDB생명 등 일부 중소사들의 정착률은 1년 사이 매우 큰 폭으로 줄었다.

푸본현대생명은 상반기 기준 생보업계에서 가장 낮은 7.7%의 설계사 정착률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29.6% 대비 무려 21.9%포인트가 줄어든 것이다.

처브라이프생명 역시 같은 기간 설계사 정착률이 8.7%에 불과했다. 전년 동기 44.1%와 비교해 정착률이 35.4%포인트나 깎였다.

재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KDB생명도 설계사 정착률이 크게 줄었다. KDB생명의 정착률은 18.4%로 1년 전(33.1%)과 비교해 절반 가까운 감소세를 보였다.

더욱 큰 문제는 해당 중소사들이 저조한 정착률로 인해 신규 설계사 충원에 어려움을 겪고 있음에도 기존 설계사의 이탈은 막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경영 악화로 설계사를 대량 해촉했던 푸본현대생명이 대표적이다. 푸본현대생명은 작년 상반기 이후 1년 사이 전속설계사가 2,244명에서 747명으로 쪼그라들었다.

경영정상화에 매진하고 있는 KDB생명 또한 같은 기간 3785명에 달했던 전속설계사가 2,408명까지 줄었으며 처프라이프생명도 933명이었던 전속설계사가 571명으로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 기댈 곳은 GA?…대안 찾기 고심
전속설계사 조직이 쪼그라들고 있는 중소 생보사들은 매출 규모를 유지하기 위해 별도의 판매채널을 모색해야 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설계사 채널을 통한 보장성보험 매출 확대폭이 생보사들의 요구치를 좀처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상태에서, 중소 생보사들이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은 결국 GA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생보사들은 판매력이 우수한 GA를 별도로 관리하고 수수료 지급 기준도 차등 적용하는 등 GA채널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애쓰고 있는 상태다.

이는 생보업계가 최근 IFRS17 도입 등으로 매출의 대다수를 차지했던 저축성보험을 대신해 보장성보험 판매량 확대에 주력한 결과다.

장기적으로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선 불가피한 선택이었으나 보장성보험에 대한 소비자들의 니즈가 저축성보험과 달리 높지 않아 생보사 사이의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중소 생보사는 신입 설계사는 버티지 못하고 기존 설계사는 계속 줄어들고 있는 상황을 타개하지 못하면서 전속조직의 규모가 날로 줄어드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며 “대면채널을 포기할 수 없는 상황에서 중소사들이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은 결국 GA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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