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 2년새 33.8%↓, 손보 34.3%↓…자본확충 불구 여전히 하향세

[보험매일=임성민 기자] 오는 2021년 IFRS(국제회계기준)17의 도입 시기가 확정된 지 3년이 경과했지만 보험업계의 재무건전성은 점차 악화되고 있다.

생보업계는 새 회계기준 도입의 영향을 손보업계와 비교해 크게 받기 때문에 자본확충에 힘을 쏟고 있지만 2년 연속 RBC(지급여력비율)의 하락을 면치 못하고 있다.

손보업계의 경우 재무건전성 하락 위험 요소는 적어 자본확충 부담은 덜었지만 마찬가지로 지급여력비율이 대폭 감소했다.

◇ 감소하는 RBC에 자본확충 규모도 커져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새 회계기준 도입 확정일이 발표된 지 3년이 경과했지만 생명·손해보험사들의 RBC(지급여력비율)는 개선의 여지를 보이지 않고 오히려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오는 2021년 도입되는 새 회계기준은 부채의 시가평가를 골자로 한다. 저축성보험의 경우 대부분 부채로 인식되기 때문에 저축성보험의 의존도가 높은 생보업계는 막대한 규모의 부채가 누적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이에 도입 시기가 확정된 이후 생보업계는 안정적인 재무건전성 유지에 관련 시스템을 개발하고, 자본확충을 하는 등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RBC는 오히려 감소하고 있다.

올 상반기 생보업계의 RBC는 263.3%를 기록했다. 새 회계기준 도입이 확정된 시기인 지난 2016년 상반기 297.1%와 비교하면 33.8%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생보업계의 RBC는 지난 2년 동안 감소했다. 작년 상반기 RBC는 290.7%로 전년 동기 대비 6.4% 감소하는데 그쳤으나, 올해는 27.4%포인트로 대폭 줄었다.

지난 2년간 RBC에 가장 큰 변화가 있었던 생보사는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2,578.3%), 한화생명(-84.3%), 미래에셋생명(-71.4%) 순이다.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은 지난 2013년 출범한 온라인전업사로 보유계약 증가에 따라 보험금 지급 사유도 증가하면서 감소폭이 대폭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이 외에 10개 생보사의 RBC가 하락했으며, 동일하게 10개사의 지급여력비율이 상승했다. 해당 기간 대형사인 삼성생명은 373.53%→304.49%로 69.04% 하락했고, 교보생명은 266.53%→282.78%로 16.25%포인트 증가했다.

이런 상황에 생보업계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자본확충에 나섰다. 주로 신종자본증권 및 후순위채를 통한 방식으로 필요 자본을 선제적으로 충당하고 있다.

이렇게 생보업계가 지난해에만 충당한 자본의 규모만 3조9,000억원에 달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지난 2016년 새 회계기준의 도입 시기가 2020년에서 2021년으로 1년 연장되면서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생보사들이 대응 준비를 시작했다”며 “하지만 막대한 자본이 투입됐음에도 불구하고 금리 영향 등 외부적 요인 때문에 RBC의 개선은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 손보업계 RBC 하락폭 생보업계 보다 커
손보업계도 지급여력비율의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올 상반기 손보업계의 RBC는 234.8%로 2년 전인 269.1%와 비교해 34.3%포인트 감소했다.

새 회계기준 도입 지연 발표 이후 작년에는 35.2%포인트 감소했으나, 올해 0.9%포인트 개선되는데 그쳤다.

손보사 중 RBC가 가장 크게 감소한 보험사는 현재 금융당국으로부터 적기 시정조치를 받은 MG손보다. MG손보의 RBC는 해당 기간 동안 156.9%가 줄었다.

대형사인 삼성화재는 같은 기간 53.54%, 현대해상 39.13%, DB손보 31.7%, KB손보 3.04%로 전부 하락했다.

이 외에 6개 손보사는 RBC가 상승했으며, 5개 손보사만 유일하게 상승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손보업계는 저축성보험의 비중이 적어 새 회계기준 도입 영향을 생보업계보다 적게 받는다”면서 “이 때문에 지난해 자본확충 규모도 1조3,000억원으로 생보업계의 3분의 1수준”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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