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회보험료 규모 384% 폭등…비결은 방카‧저축성보험

[보험매일=손성은 기자] IFRS17 도입 대비가 한창인 가운데 DGB생명이 업계 흐름을 역주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DGB생명은 최근 눈에 띄게 초회보험료 실적이 급등, 과거에 비해 매출 규모가 4배 가까이 성장했다.

매출 규모 급성장 배경에는 방카슈랑스채널의 적극적인 운용과 저축성보험 판매 확대가 자리 잡고 있다.

◇ 초회보험료 규모 384% 폭등
3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DGB생명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일반계정 초회보험료 규모가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생보사였다.

올 상반기 전체 24개 생보사 중 일반계정 초회보험료 규모가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증가한 보험사는 DGB생명, ING생명, 하나생명, 교보라이프플래닛 4개사다. DGB생명의 초회보험료 증가율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수준이다.

지난해 상반기 총 207억3,400만원으로 초회보험료 수입 규모 후위에 머물렀던 DGB생명 올 상반기 1,005억200만원을 거둬들이며 매출 순위 업계 9위로 뛰어올랐다. 매출 증가율은 무려 384.7%였다.

DGB생명의 매출 확대는 전적으로 방카슈랑스채널 운용 비중 확대와 이에 따른 저축성보험 판매 비중 증가로 풀이되고 있다.

오는 2021년 IFRS(국제회계기준)17 도입에 대비 대다수 생보사들이 방카슈랑스채널 운용 비중과 저축성보험 판매 비중을 줄이고 있는 것과 상반되는 모습이다.

DGB생명의 판매채널별 매출을 살펴보면 지난해 회사직급, 설계사, 대리점채널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당시 DGB생명의 판매채널 중 가장 낮은 실적(6억6,500만원)을 기록했던 방카슈랑스채널 초회보험료는 올해 793억8,100만원으로 폭등했다.

올해 DGB생명의 판매채널에서 가장 높은 초회보험료를 거둬들인 채널은 방카슈랑스채널로 2위 회사직급채널과 4배 이상 격차를 보였다.

◇ 업계 흐름 역주행… 괜찮을까?
방카슈랑스채널 운용 비중이 커진 만큼 저축성보험 초회보험료 규모도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상반기 DGB생명은 보장성보험 초회보험료로 200억3,200만원, 저축성보험 초회보험료료 7억원을 거둬들였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보장성보험 초회보험료 210억1,600만원, 저축성보험 794억8,600만원이 발생했다.

1년 사이 저축성보험 초회보험료 규모가 보장성보험 초회보험료 규모보다 3배 이상 커지며 상하 관계가 역전된 것이다.

올 상반기 기준 생보업계의 수입보험료 규모는 37조6,327억으로 전년 동기 대비 9.4% 역성장 했다.

수입보험료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은 저축성보험 판매량 축소다. 새 회계기준 도입 시 저축성보험 판매는 보험사의 부담이 되는 만큼 생보업계는 의도적으로 물량 줄이기에 힘쓰고 있다.

DGB생명은 대다수 생보사가 IFRS17 도입에 대비 선택한 전략과 정반대의 전략을 구사하며, 매출 확대에 힘을 쏟고 있는 것이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저축성보험 판매 비중 축소는 새 회계기준 도입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며 “과거와 같이 저축성보험 판매를 위주로 하는 영업 방식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저축성보험 판매를 통해 단기간에 매출 규모를 늘릴 수 있으나 이는 대규모 자금 지원 등의 부담 경감 방안이 있어야 한다”면서 “자칫 회사 재무건전성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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