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첫 경쟁도 평가…10월중 특화보험·부동산신탁 신규인가 발표

[보험매일=손성은 기자] 일반 손해보험과 부동산신탁 시장의 경쟁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이들 시장에 경쟁을 촉진할 '메기'를 풀겠다고 밝혔다.

금융위원회가 외부 전문가들로 꾸린 금융산업 경쟁도평가위원회는 26일 보험업과 부동산신탁업에 대한 경쟁도 평가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보험 가운데 일반손해보험, 즉 화재·해상보험이나 특종보험은 시장집중도지수(HHI·Herfindahl-Hirschman Index)가 1천200∼2천 수준인 '집중시장'으로 평가됐다.

 이 시장에서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 등 '빅4' 손보사의 시장점유율이 꾸준히 60∼80%로 유지됐다고 평가위는 지적했다.

평가위는 특히 "시장 규모를 정확히 파악할 수는 없으나, 대규모 기업집단 소속 손보사와 계열사 간에 '비경쟁 시장'이 존재할 것으로 추정"했다. 거액의 기업 보험에서 재벌 그룹 내 '일감 몰아주기'가 이뤄진다는 의미다.

자동차보험은 높은 손해율 등에 HHI가 1천400∼1천800인 경쟁시장으로, 실손의료보험을 비롯한 장기손해보험도 HHI가 1,472이고 생명보험과의 경합하는 점을 고려해 경쟁시장으로 각각 평가했다.

생명보험은 HHI가 994이며, 생존·사망·생사혼합보험 모두 이 지수가 하락 추세인 데다, 장기 저금리 상황까지 고려하면 경쟁시장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평가위는 "일반 손해보험의 경우 개인·기업의 생활·사업에서 우려되는 위험을 보장하는데도 경쟁도가 낮다"며 "상품·채널 등에 특화된 보험사의 진입을 통해 경쟁을 촉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부동산신탁과 관련해선 2009년 이후 신규 진입이 없이 11개 부동산신탁사 체제가 유지돼 '경쟁이 충분하지 않은 시장'이라는 평가가 내려졌다.

지난해 기준으로 영업이익 6천705억원, 당기순이익 5천47억원에 자기자본이익률(ROE) 23.7%로 수익성·건전성이 매우 좋은 시장인데도 경쟁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특히 HHI가 2천478에 달하는 차입형 토지신탁이 토지신탁 이외 신탁(HHI 1천288), 관리형 토지신탁(HHI 1천236) 등 다른 업권보다 경쟁이 촉진될 필요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평가위는 "경쟁도를 높이기 위한 진입정책이 필요하다"며 "특히 차입형 토지신탁의 경우 금융업권 중 가장 낮은 경쟁도를 보여 적극적이고 유연한 진입정책을 활용해보라"고 금융위에 권고했다.

금융위는 이를 토대로 다음달부터 채널·상품 특화보험사에 대한 적극적인 인가정책을 펴겠다고 밝혔다. 정보기술(IT) 보안이나 반려동물 등에 특화된 온라인 보험사 설립이 거론된다.

금융위는 또 부동산신탁 신규인가를 추진하는 방안도 다음달 발표한다. 시장에선 금융지주사 전환을 앞둔 우리은행[000030]을 비롯해 농협금융, 미래에셋금융그룹, 한국금융지주[071050] 등의 신규 진입 가능성과 신한금융지주의 아시아부동산신탁 인수 타진이 거론된다.

이번 경쟁도 평가는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에 따라 실시된 첫 평가다. 올해 4분기에는 은행업과 금융투자업에 대해, 내년 1분기에는 중소금융에 대해 평가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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