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속 챙기기 바빠 위험도 높으면 거절?…악의 축으로 몰린 보험사의 항변

[보험매일=손성은 기자] 최근 보험업계의 고위험직업군 보험 가입 거절 논란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최근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의 각 업권 보험사별 종신, 정기, 상해, 실손의료보험 등의 고위험직업군 가입 거절 여부 등에 대한 공시가 시작되면서 촉발됐다.

논란의 핵심은 보험사들이 자사 이익을 위해 소방관 등 고위험직업군에 대한 보험 가입을 거절하고 있다는 것이다.

손해율 관리를 위해 사회 공익을 위해 활동하는 소방관, 경찰관 등 직업군에 대한 보험 가입을 거절하는 이기적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비판이다.

그러나 보험업계는 이 같은 비판은 온당치 못한 비판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보험사별 정책에 따라 가입거절직업군 운영하거나 하지나 않는 경우가 있지만 고위험직업 종사자로 모두 보험가입이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는 항변이다.

특히 소방관 등 공공성이 높은 특정 직업군에 대한 거절을 부각시키며 보험사를 ‘악의 축’으로 몰고 있다는 반박이다.

올 상반기 총 15개 손보사 중 상해보험 가입과 관련, 가입거절직군을 운용 중인 보험사는 11개사였다.

가입거절직군수는 최소 2개 직군에서 최대 168직군 등 보험사별로 천차만별이었다. 15개 손보사 중 현대해상, DB손보, KB손보, 메리츠화재, MG손보, 더케이손보 6개사만 거절직군을 미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입거절직군은 각 보험사의 인수기준 상 불가능한 직군을 말하는 것이며 보험개발원 직업분류표에 따라 각사의 사정에 맞게 운용되고 있다.

거절직군미운용 보험사의 상해보험 위험직군 가입비율은 어떨까? 위험직군 가입비율은 최근 1녀간 전체 신계약건수 중 상해위험등급 3등급 가입자가 포함된 계약건수의 비율을 뜻한다.

현대해상 14.8%, DB손보 24.4%, KB손보 13.6%, 메리츠화재 10.1%, MG손보 9.7%, 더케이손보 4.9%다.

그렇다면 최근 도마에 오른 가입거절직군을 운용 중인 보험사 위험직군 가입비율은 한 없이 0%에 가까울까?

답은 그렇지 않다. 해당 기간 가입거절직군을 운용 중인 9개 손보사의 상해보험 위험직군 가입비율은 최소 1.1%(BNP파리바카디프손보, 가입거절직군 41개)에서 최대 18.5%(에이스손해보험, 가입거절직군 168개)로 나타났다.

거절직군 미운용 손보사의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는 수치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이는 거절직군을 운용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고위험직업군에 대한 보험가입이 거절될 수 있다는 점과 가입거절직군 제도를 운용한다 하더라도 모두 보험 가입이 불가능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로 가입거절직군을 운용 중인 보험사 대다수가 가입거절직군에 포함된다 하더라도 별도의 인수심사 절차를 거쳐, 그 결과에 따라 보험가입이 가능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반대로 가입거절직군을 미운용하는 보험사라 하더라도 보험가입은 개인의 직무상 위험평가, 과거 병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되고 있는 상황이다.

보험사의 고위험직업군에 대한 제한적인 가입 승인을 옹호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보험사의 가입거절직군 문제는 정책보험 개발 등을 통해 완화하거나 해결해야 할 부분이라는 점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최근 또다시 불거진 보험사의 잇속 챙기기를 위한 가입거절직군 운용 프레임이 과거 국정감사 등을 통해 만들어졌다는 사실 또한 간과해선 안 된다.

가입거절직군 운용에 대한 비판 또한 보험사가 사회적 책임을 요구받고 있기 때문이겠지만, 보험원리에 따른 인수심사 기능에 지나친 비판은 도를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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