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업계 연간 약 1조원 할인 보험료 제공…금융당국과 갈등 여전

[보험매일=임성민 기자] 올 4분기 자동차보험이 손해율 악화로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한 가운데 손보업계의 보험료 인상 주장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손보업계가 소비자 혜택으로 제공하는 각종 할인 특약의 보험료 할인 규모가 인상폭 보다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자동차보험은 손해율 악화로 인해 보험료 인상폭을 두고 금융당국과 손보업계의 신경전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 자보료, 할인 특약으로 연간 1조원 환급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 하반기 손보업계의 자동차보험료 인상이 유력한 가운데, 3~4% 인상폭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손보업계의 지난 8월 기준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90% 안팎까지 높아졌다. 차보험 적정손해율은 77~78%와 비교해도 10%포인트 이상 높은 수치다.

올 상반기 차량 정비수가가 인상됐으며, 여름에는 역대 최악의 폭염이 장기간 지속됐고 폭우 피해도 잇따랐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앞서 손보업계는 올 4분기 내에 3~4%의 자동차 보험료를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기준 자동차보험 원수보험료는 16조8,000억원이다. 평균 원수보험료가 매년 유사한 수치를 기록하는 것을 감안해 최대 4%의 인상폭을 단순 적용할 경우 손보업계는 6,720억원을 더 걷어드릴 수 있는 셈이다.

이에 금융당국은 최대 2%까지 인상할 것을 권고하면서 사실상 보험료 인상에 제동을 걸었다. 물가 상승과 맞물리면서 소비자에게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다이렉트 사업비 등을 줄일 경우 충분히 자동차보험료 인상폭을 인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손보업계가 3~4%의 자동차 보험료를 인상해도 소비자에게 부담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손보업계가 연간 자동차보험의 할인 특약으로 소비자에게 돌려주는 보험료 규모는 연간 약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A 손보사의 경우 가장 대중화된 할인특약인 다이렉트 할인특약에 대해 원수보험료의 18%를 연간 할인해주며 마일리지 할인특약은 원수보험료의 1.27%의 할인 보험료를 제공했다.

두 특약의 할인 보험료 규모를 모두 더하면 A 손보사가 거둔 원수보험료의 약 8%에 달하며, 이 외 특약을 모두 더할 경우 최대 9%를 넘어선다.

이를 A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점유율에 대조할 경우 손보업계가 자동차보험 할인 특약으로 연간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규모는 1조원 안팎이란 결과가 나온다.

뿐만 아니라 소비자가 할인 특약을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할 경우 할인 폭은 더욱 커질 수 있다.

◇ 금융당국 vs 손보업계 갈등의 골 깊다
다만 자동차 보험료 인상과 관련해 금융당국과 손보업계의 신경전이 관건이다.

금융위 뿐만 아니라 금감원도 손해율은 상승했지만 영업손익은 안정화 되는 추세라며 보험료 조정은 다소 제한적일 것이라고 사실상 보험료 인사에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특히 금융당국이 자동차보험 600여개 특약에 대한 점검해 손해율 낮은 특약의 보험료를 낮추기로 하면서 보험료 인상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손보업계는 적지 않은 부담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손보업계가 자동차보험료 인상과 관련해 주장한 3~4%대는 정비수가 인상과 계절적인 요인 외에도 상급·종합병원 2~3인실에 건강보험에 적용되기 시작한 점과 최저임금 인상 등도 포함된다”라며 “이러한 이유로 보험료 인상이 3~4% 이뤄진다 해도 할인 특약으로 반환해주는 보험료 규모가 더 크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금융당국은 사업비를 줄이는 방법과 손해율 낮은 특약을 보는 것 외에도 손보사들이 자동차보험 할인 특약으로 연간 할인 해주는 보험료의 규모 또한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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