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준 부장 보험개발원 일반손해보험서비스팀
박항준 부장 보험개발원 일반손해보험서비스팀

2017년에 발생한 자연재해로 인한 전세계 경제적 손실은 3,503억달러로 201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하였다. 자연재해는 발생빈도는 적지만 대규모 집적 리스크로서 손해가 발생할 경우 거대손해로 발전되어 보험사의 지급불능 야기, 적정한 보험가격 결정에 곤란을 초래할 수 있다. 미국은 1992년 허리케인 앤드류(Andrew)로 약 155억달러의 보험손실이 발생하여 11개 보험사가 파산한 바 있으며, 국내에서도 2012년 태풍 뎀빈, 볼라벤, 산바로 인해 농작물재해보험(357.1%), 양식보험(1,098.2%) 등 자연재해 위험을 담보하는 보험에서 높은 손해율을 기록한 바 있다.

 

미국, 일본 등 선진 외국에서는 지진위험 등 자연재해 위험과 관련하여 CAT모델을 사용하여 요율을 산출하고 있으며, 자연재해위험에 대한 보험인수 총량관리, 재보험 출재 등 위험관리 전략 수립 전반에 걸쳐 CAT모델을 활용하고 있다.

CAT모델이란 해저드(Hazard),목적물(Inventory),취약성(Vulnerability), 손실(Loss)의 4가지 모듈로 구성되며, 해저드 모듈에서는 특정재해 이벤트를 발생시키고, 취약성 모듈에서는 해당 위험에 대한 목적물의 취약성을 예측하여 손실모듈에서 보험손실(공제액,보상한도등적용)을 계산하는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국내에서 사용되는 대다수의 CAT모델이 미국/유럽 방식의 리스크 모델링을 응용하여 사용하고 있으나 CAT모델 요소 중 Hazard(태풍, 홍수, 지진 등 재해의 빈도 및 심도)의 속성이 우리나라와는 차이가 있다

특히 국내 농작물에 특화된 CAT모델은 전무한 실정으로 2017년 기준 농작물재해보험의 순보험료는 3,385억원으로 2002년 루사 수준의 손해율(433.4%) 발생시 국가재보험 기금이 소진되어 국가는 물론 민영보험회사도 막대한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보험개발원에서는 2018년 3월 사과, 배, 벼에 대한 태풍·호우 위험 CAT모델을 구축 완료하였으며, 2019년 9월까지 일반·공장 등 재물에 대한 태풍·홍수 위험으로 확장하여 범용성 있는 CAT모델을 구축 할 예정이다.

또한, 신지급여력제도(K-ICS) 공개안(‘17)에 따르면, 2021년 대재해위험이 추가로 신설되며 CAT모델의 EP-Curve(초과확률곡선) 정보를 활용하여 99.5% 손실액이 어느 정도인지 제시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EP-Curve(초과확률곡선)란 CAT모델에서 개별 재해 이벤트에 대해 생성된 보험금(손실액)을 크기 순으로 나열한 후 특정 보험금(손실액)을 초과할 확률이 몇 %인지 계산한 곡선이다.

CAT모델은 보험목적물 이외에 미가입 목적물에 대해서도 예상손해액을 선제적으로 예측하여 국가의 자연재해 위험관리를 지원할 수 있다. 특정지역이 거대재해 위험에 취약한 경우 정부주도로 재해 예방을 위한 정책도입이 가능하며, 정책적 의사결정을 위한 방재대책의 비용편익분석이 가능하다.

최근에는 CAT모델이 자연재해 위험뿐만 아니라 과학적으로 발생과정과 규모 등의 분석이 가능한 거대재해 위험인 전염병, 테러 등 다양한 위험으로 그 범위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

점차 증가하는 자연재해 등 거대재해 위험을 인수하고 보유하는 보험회사 입장에서 CAT 모델의 활용이 이제는 선택이 아닌 필수이며, 거대재해 위험을 과학적이고 합리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한국형 CAT모델의 구축 및 적극적인 활용이 필요한 시점이다.
 

박항준 부장 보험개발원 일반손해보험서비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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