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손보사 순이익 대폭 감소…보험료 인상 억제 요인 많아 ‘울상’

[보험매일=방영석 기자] 손해보험업계가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와 사업비 증가로 상반기 저조한 실적을 거뒀다.

손보업계 매출 상위 5개사가 모두 순이익이 감소한 가운데 손해보험사들은 연일 이어지는 폭염과 정비수가 인상 등의 악재로 하반기 실적도 신통치 않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

자동차보험 및 실손보험료 인상 요인에도 불구, 정부의 인하 압박과 실손보험 반사이익 이슈가 발생함에 따라 손보업계의 고민은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 대형 손보사  저조한 실적에 ‘울상’
14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상반기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 매출 상위 5개 손보사의 상반기 순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삼성화재는 이 기간 순이익이 6,656억으로 집계돼 전년 동기(7,798억원) 대비 14.6% 감소한 수치를 기록했다.

현대해상 역시 상반기 2,585억원의 순이익을 거둬들이며 2,822억원이었던 전년 동기 대비 순이익 규묘가 9.1% 줄었다.

현대해상과 2위사 경쟁을 벌이고 있는 DB손보 역시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 DB손보의 순이익은 3,001억원으로 전년 동기(3698억원) 대비 18.8% 감소했다.

KB손보의 상반기 수익 역시 1,881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약 11.5% 순이익 감소세를 보였다.

특히, 공격적인 영업 전략을 통해 손보업계의 시장경쟁을 주도했던 메리츠화재는 상반기 순이익이 전년과 비교해 급감했다. 올해 상반기 메리츠화재의 순이익은 1,320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 2,035억원 대비 35.1%나 쪼그라든 수치다.

대형 손보사들이 이처럼 저조한 실적을 거둬들인 이유는 최근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적정 수치를 상회하면서 손보업계의 수익성이 저해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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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상위 5개 손보사의 올해 평균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1.7%로 적정손해율 77%에 근접했던 전년 동기 77.5%에 비해 4.2%포인트 상승했다.

손보업계 입장에선 보험료 인상과 정부 규제 완화에 힘입어 10년 이상 벗어나지 못했던 자동차보험 적자 경영의 늪에서 탈출한지 불과 1년 만에 과거 모습을 답습하게 된 셈이다.

◇ 하반기 영업 기상도 ‘흐림’
손보업계는 하반기에도 실적 반등이 쉽지 않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여름철 폭염이 계속되고 있는데다 정비요금 인상, 자동차보험료 인상 제도 등의 악재가 잇달아 발생했기 때문이다.

최근 국토교통부는 표준 작업시간에 시간당 공임을 곱한 적정 정비요금을 공표했으며 이에 따라 자동차정비 요금은 현재 대비 인상될 예정이다.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료 인상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으나 금융당국은 물가와 연동되는 자동차보험료의 인상이 신중히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손보사의 무분별한 인상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금융당국의 태도가 사실상 보험료 인상에 제동을 거는 효과를 나타내면서 손보사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것이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는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급증한데다 시장경쟁이 격화되며 사업비 집행이 늘어나면서 당기순이익이 전년대비 큰 폭으로 감소했다”며 ”하반기에도 순이익 감소를 이끌 악재들이 산재해 있기 때문에 실적 개선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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