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병원‧의원 청구 건수 증가…건당진료비도 훌쩍

[보험매일=손성은 기자] 자동차보험 진료비 구성이 크게 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병의원 외래 또는 입원에 따른 보험금 청구 건수는 줄어들고 있는 반면 한방 진료 또는 청구 건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보험금 의료 기관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한방병원과 한의원의 적극적인 마케팅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되고 있다.

◇ 자동차보험 보험금 청구 한방 성장세 두각
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자동차보험금 진료비 청구 중 한방병원, 한의원의 진료 또는 입원, 외래 청구 건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자동차보험 진료비 청구 현황을 살펴보면 전체 청구 건수는 1,587만6,019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26% 증가했다.

이 중 한방병원 또는 한의원에서 청구된 건수는 689만4,465건으로 전년 동기 636만3,774건보다 8.34% 증가했다.

반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의과분야의 청구 건수는 지난해 893만9,373건으로 집계돼 전년 동기의 911만8,793건보다 1.97% 감소했다.

한방분야의 진료비, 입내원일수, 건당진료비, 입내원일당진료비 모두 의과, 치과분야 대비 높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한방분야 진료비는 5,244억6,209만원으로 전년 대비 20.59%, 입내원일수는 794만768일로 전년 대비 10.47%, 건당진료비는 8만421원으로 전년 대비 11.31%, 입내원일당진료비는 6만9,825원으로 전년 대비 9.16% 증가했다.

의과분야에선 진료비 1.41%, 건당진료비 3.45%, 입내원일당진료비 5.51% 늘어난 것보다 높은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보험업계는 한방분야 청구건수와 건당진료비 증가의 원인으로 한방병원 또는 한의원의 적극적인 자동차보험 마케팅을 지목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기준 전국 한방병원, 한의원 1만4,423개소 중 보험금 청구 한방병원, 한의원은 1만1,369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방병원이나 한의원은 교통사고 시 한방치료도 적용대상이 된다는 사실을 지속적으로 홍보하고 교통사고 환자들 또한 양방 진료보다 한방을 선호하는 쪽으로 행태가 변화한 것도 자동차보험 한방진료비가 급증하고 있는 사유로 지목된다.

◇ 자동차보험 한방 과잉진료 가능성 차단 방안 필요해
한방 비급여 항목의 경우 ‘자동차보험진료수가기준’상 구체적 기준이 없는 사례가 많아서 한방병원에서 과잉진료를 한다 해도 별다른 단속 방안이 없는 것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 같은 비급여항목은 특히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통상 비급여항목은 소비자의 자기부담금이 설정되어 있어 소비자 또한 무분별하게 이용할 수 없는 반면, 자동차보험은 자기부담금이 설정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건강보험과 달리 ‘자동차보험진료수가기준’상 처방이나 시술에 대한 기준이 미비할 경우 이를 보완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세부심사 기준 제정권도 없는 것도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교통사고 시 한방진료비의 과도한 급증은 자동차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지는 만큼, 건강보험과 같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의료기관의 허위・부당진료 행위를 검사・제재하고, 진료수가 세부기준을 제정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보험에서 한방 진료비를 보전하게 되면서 한의업계의 적극적인 마케팅이 이뤄졌다”며 “자동차보험의 경우 자기부담금이 없기 때문에 이를 악용한 일부 소비자들과 일부 한방업계의 수익 창출에 활용하고 있다는 의구심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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