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교통硏 "오후 2∼5시 취약…집중력 저하, 부주의 운전 탓"

[보험매일=방영석 기자] '재해' 수준에 이른 최악의 폭염 탓에 교통사고가 지난해보다 약 8%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는 삼성화재 자동차보험 가입자들의 2016∼2018년 여름철(6∼8월, 올해는 7월 23일까지) 발생 사고 186만6천83건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9일 밝혔다.

연구소는 분석 대상 기간(총 233일)의 최고기온과 사고 발생 건수를 살펴봤다. 그랬더니 섭씨 23∼24도인 날은 하루 평균 6천958건이던 게 35∼36도인 날 하루 평균 9천259건으로 치솟았다.

온도가 1도 오르면 교통사고 접수는 평균 1.2%(약 80건)씩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외국의 연구 사례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스페인 환경역학연구센터 연구원들이 미국 국립환경보건과학원(NIEHS)에 낸 논문에 따르면 스페인 카탈루냐 지역에서 2000∼2011년 '폭염(Heat Waves)' 발생 때 기온이 1도 오르면 교통사고율은 1.1% 증가했다. 전체 폭염 기간 사고는 다른 때보다 2.9% 많았다.

 연구소는 올해 여름 삼성화재에 접수된 사고 건수를 지난해와 비교했다. 폭염이 덮친 올해 7월 1∼23일 사고는 19만3천796건 접수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은 17만9천665건이었다. 1만4천131건(7.9%) 증가한 것이다.

특히 사고 유형별로 차량 단독사고가 지난해 7월 1만9천59건에서 올해 7월 2만6천339건으로 7천280건(27.6%) 급증했다. 무더위에서 비롯된 주의력 저하와 졸음·난폭운전 등이 이유라고 연구소는 추정했다.

최근 2년간 6∼7월 사고의 시간대별 분포를 보면 기온이 가장 높은 낮 시간대 오후 2∼4시(14.4%)와 오후 4∼6시(14.7%)에 집중됐다. 이어 낮 12시∼오후 2시(12.6%)와 오전 8∼10시(12.6%), 오전 10시∼낮 12시(12.3%) 순이다.

올해 7월 교통사고로 발생한 삼성화재의 긴급 사고출동은 하루 평균 2천38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6건(4.9%) 늘었다.

연구소는 "폭염으로 정상적 체온을 유지하지 못하고 수면·각성 조절기능이 낮아져 일상 리듬이 깨지고 한낮의 피로감이 높아진다"며 "이에 따라 교통 상황에 대한 인지·판단이 늦어지거나 착오를 일으켜 사고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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