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져야 본전 일단 도전부터…억대 연봉 꿈에 부푼 사회 초년생

지난해 신규 등록한 보험설계사 중 절반 이상이 1년 안에 영업활동을 그만뒀다. 생명보험업계에선 10명 중 약 4명, 손해보험업계에선 10명 중 5명 정도만 1년 이상을 버텨냈다. 영업의 꽃이라는 보험영업과 그 근간인 보험설계사. 보험업계는 보험설계사들의 고령화 현상과 신규 인원 유입 감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젊은 신입 설계사 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 보험사의 적극적 러브콜에 보험영업으로 뛰어드는 청년들이 적지 않지만 대부분 정착에 실패하는 게 현실이다. 사회 초년생 A씨의 1년간의 보험영업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보험매일=손성은 기자] 지난 2016년 중순 27살 사회초년생 A씨는 모 생명보험사 영업 지점에서 걸려온 채용 통보 전화를 받았다.

일주일 전 A씨는 구인구직 사이트에 올린 A씨의 이력서를 보고 걸려온 전화를 받고 면접을 봤다.

보험이라는 다소 생소한 분야일 뿐만 아니라 면접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처음 설명과 다른 부분이 있어 A씨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 밑져야 본전, A씨의 보험영업 도전
A씨는 면접 당시 다소 찜찜한 기분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관리직을 모집한다는 설명과는 다르게 실제 면접에선 보험설계사를 모집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합격 통보를 받은 A씨는 망설였다. 채용 공고와는 다소 차이가 있는 면접 내용, 주변에서 귀 동냥으로 들은 영업의 어려움 때문이었다.

취업난으로 이미 수차례 낙방한 A씨는 자신에게 찾아온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섣불리 험난한 영업에 뛰어들 엄두가 안 났다.

하지만 이내 마음을 돌렸다. 밑져야 본전이리라. 신화 같은 성공담은 하나같이 도전하지 않는 자에겐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다고 강조하지 않던가? 설령 실패한다 하더라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마음을 굳힌 A씨는 다음날 여벌의 옷과 세면도구, 필기도구 등을 챙겨 통보받은 집합장소로 발걸음을 옮겼다.

집합장소에는 A씨와 비슷한 또래의 남녀 100여 명이 모여 있었고, 이후 각 지점에서 파견된 인력의 인솔 아래 대절 버스를 타고 연수원으로 이동했다.

합격 통보 이후 설명된 연수 과정을 이수하기 위해서다. 기간은 5일 영업활동에 필요한 판매 상품 지식, 베테랑 설계사들의 영업 노하우 전수 등의 일정이다.

◇ 자신감 충만한 5일, 억대 연봉 남의 일 아니야
A씨는 5일 간의 연수가 만족스러웠다.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주력 판매 상품에 대한 설명과 베테랑 설계사의 영업 노하우 등. 교육 시간 외에는 자유시간도 나름 충분히 주어졌다.

특히 억대 연봉 설계사들의 교육이 A씨를 설레게 했다. 해박한 보험 지식과 영업 노하우 등은 억대 연봉이 남의 일만은 아니라는 자신감을 갖게 했다.

5일 간의 연수 기간은 A씨의 자신감을 충만하게 만들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연이은 취업 낙방으로 위축돼 부정적인 생각으로 밤을 지새우는 것도 옛말이 됐다.

연수를 끝마친 A씨는 자신이 배정된 지점으로 출근해 소속 인원들과 교류를 쌓으며 또다시 주력 판매 상품과 영업 노하우 교육을 받기 시작했다.

보험설계사 자격을 취득하기 전까지 실제 영업 활동이 불가능한 만큼 추가로 이뤄지는 교육이었다.

A씨는 지점에서 추가로 진행되는 교육과 관리에 대체적으로 만족했지만 다소 거슬리는 점이 있었다.

지점 교육 설계사들이 지인 명단을 작성할 것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성별, 나이, 거주 지역, 설계사 본인과의 친밀도를 점수화해야 했다.

신입 설계사들이 처음부터 개척영업을 하는 것은 쉽지 않은 만큼 영업 활동 초기 영업 가능 대상을 만들어두고 이후 영업 범위를 확장해야 한다는 설명이었다.

다소 불쾌한 기분이 들었지만 A씨는 이 또한 현실이라 생각하며 지인 명단을 꼼꼼히 작성했다.

A씨는 여전히 자신감이 충만했다. 보험설계사 자격시험도 만반의 준비를 끝냈다. 한시라도 빨리 자격을 취득해 실제 영업 활동에 나서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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