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시기 규모 쑥쑥…금리인상 마냥 웃을 수 없어

[보험매일=손성은 기자] 금리상승기에도 불구하고 생보업계 운용자산이익률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그동안 고전을 면치 못한 자산운용의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기대와 정반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저금리 기조 수익률 개선을 위해 외화 유가증권 투자 규모를 늘려온 것이 오히려 부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 금리상승 외화 유가증권 투자 축소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리상승에 따라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던 생보업계의 운용자산이익률은 여전히 저조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올 1분기 기준 생보업계의 운용자산이익률은 3.5%로 여전히 4%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미국이 3차례에 걸쳐 금리인상을 단행하면서 부진한 운용자산이익률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에 못 미치는 수치다.

업계는 미국 금리인상이 보험사의 운용자산이익률 개선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보면서도 외화 유가증권 투자 규모 확대가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지적하고 있다.

생보업계는 장기간 저금리 기조에 시달려오면서 운용자산이익률 제고를 위해 지속적으로 외화 유가증권 투자 규모를 확대해 왔다.

실제로 생보업계 외화 유가증권 투자규모는 지난 2016년 12월 말 77조5,901억원에서 지난해 1분기 78조2,410억원, 2분기 85조2,942억원, 3분기 90조1,529억원으로 급격히 확대됐다.

문제는 미국의 금리인상이 가속화하면서 한미 기준금리 역전 현상이 나타나며 환헤지 비용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국채 등에 집중적인 투자를 해 온 생보업계의 환헤지 비용이 증가하면서 실질적인 수익률이 떨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금리역전 현상이 가시화하면서 생보업계의 외화 유가증권 투자규모는 감소하는 추세다.

지난해 3분기 정점을 찍은 이후 4분기 87조1,978억원으로 감소했고 올해 1분기 87조4,062억원으로 전분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 금리상승으로 업계 RBC비율도 하락
미국발 금리인상은 IFRS17 도입을 대비하고 있는 보험업계의 재무건전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올 1분기 기준 생보업계의 평균 RBC비율은 258.2%로 지난해 말 267.6%보다 9.4%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손보업계 역시 금리상승으로 RBC비율 지난해 238.6%에서 1분기 233.7% 4.9%포인트 감소했으나, 생보업계가 더 큰 영향을 받았다.

보험업계의 RBC비율 하락은 금리인상으로 매도가능증권의 평가이익이 감소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RBC비율은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보험업법상 100% 이상을 유지해야 하나 금융당국은 150% 이상을 유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부채의 시가 평가를 골자로 하는 IFRS17 도입 시 재무건전성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어 최근 보험업계는 유상증자, 후순위채,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한 자본확충에 여념이 없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금리 인상을 마냥 긍정적으로 볼 수 없다”라며 “예상보다 빠른 금리인상 속도에 자산운용 전략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IFRS17 도입 준비가 한창이 지금 금리인상 여파로 재무건전성 수치가 하락하고 있다”면서 “선제적인 자산운용 전략 변경이나 자본확충 수단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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