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별 온도차…판매조직-보장성보험 실적따라 ‘흥망성쇠’

[보험매일=방영석 기자] 보험업계의 대표적인 성과주의 영업전략인 사업가형지점장제도를 도입했던 보험사들이 서로 다른 결과를 받아들였다.

보험업계에서 사업가형지점장제도를 초기에 도입했던 흥국생명은 신규설계사 확보 및 GA 제휴 확대에 실패하며 판매채널이 쪼그라들었다.

반면 메리츠화재는 1만명 규모의 설계사채널을 유지함과 동시에 GA채널의 영향력도 크게 확대, 뚜렷한 매출증진을 보이며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 사업가형지점장제 결과물은 ‘천차만별’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사들이 사업비 절감 및 판매채널 효율성 증진을 목표로 적극 도입했던 ‘사업가형지점장제도’의 성과가 보험사별로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사업가형지점장제도는 정규직이던 지점장들을 1년 단위로 재계약하는 계약직으로 전환하는 제도다.

판매 성과에 따라 정규직일 때와 비교해 많은 수수료를 지급받을 수 있는 반면 매출 저조 등으로 재계약에 실패할 경우 일자리를 잃게 되기 때문에 고용안정성은 떨어지는 단점이 있었다.

보험업계에서 초창기 사업가형지점장제도를 시작했던 흥국생명은 제도 도입의 효과를 크게 보지 못하고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으며 결국 이를 완전 폐지했다.

흥국생명은 지난 2005년 도입했던 사업가형지점장제도를 폐지하고 GA사업부를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비정규직 지점장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흥국생명이 사업가형지점장제도로 큰 효과를 보지 못한 이유는 제도 도입으로 절감된 사업비를 바탕으로 판매채널을 확장하고 보장성보험 매출을 확대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성과주의를 중심으로 하는 사업가형지점제도 성공을 위해서는 절감된 사업비가 전속설계사나 GA 등 추가적인 판매채널 강화로 이어져야 함에도 이에 실패했던 것이다.

특히 사업가형지점장제도 시행으로 전속설계사가 대거 줄어들었음에도 이를 대체할 판매채널 확보에 실패한 것이 흥국생명의 제도 폐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올해 1분기 흥국생명의 설계사는 1,996명으로 전년 동기 2,991명 대비 995명이 줄면서 절반에 가까운 설계사가 이탈했으나 GA 채널의 판매량은 개선되지 못했다.

흥국생명은 2016년 1분기 103억700만원의 매출을 거둬들이며 생보사 중 GA 매출이 가장 높았으나 불과 1년 사이 매출이 44억 6,800만원으로 줄면서 매출 규모가 절반 가까이 줄었다.

흥국생명은 올해 1분기에도 GA채널 매출이 17억4,700만원에 그치면서 전년 동기 18억4,800만원 대비 1억100만원 감소하며 영향력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 보험업계 시장경쟁 판도 예측 ‘가늠자’
반면 후발주자로 사업가형지점장제도를 도입했던 메리츠화재는 철저한 판매채널 관리 및 보장성보험매출 확대 전략을 추진한 결과 뚜렷한 매출증진 효과를 거뒀다.

메리츠화재는 사업가형지점장제도 도입으로 절감한 사업비는 물론 구조조정을 통해 확보한 가용자본을 적극적으로 보장성보험 매출 확대에 사용했다.

이 과정에서 메리츠화재는 전속설계사의 수수료를 크게 늘리면서도 이익공유제 등을 통해 GA채널과의 관계개선에 집중했다.

1,000%에 달하는 수수료로 자사 설계사가 타사나 GA로 이직하는 경우가 크게 줄어든데다 도리어 매달 200여명의 설계사가 외부에서 유입되고 있다.

메리츠화재는 GA채널 보장성보험 매출에서도 올해 2월 60억원을 돌파, 창사 이래 최고 매출을 거둔데 이어 3월에는 매출규모가 89억원까지 늘어난 상태다.

결과적으로 메리츠화재는 1만명 규모의 전속채널의 영향력을 유지하면서도 GA채널의 강자로 자리매김하는데 성공, 판매채널에서 보장성보험 판매량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었다.

사업비 절감이 새로운 판매채널 확보와 보장성보험 매출 증진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자리 잡았기 때문에 메리츠화재의 매출이 급격히 개선될 수 있었던 것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흥국생명과 달리 메리츠화재가 사업가형지점장제도에서 다른 결과를 봤던 것은 결국 판매조직 확보 및 보장성보험 실적 증진에 성공했기 때문이다”며 “사업가형지점장제도 자체보다는 이로 인해 절감된 사업비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하는지가 보험사 경영개선에 가장 중요한 요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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