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사‧경영 개선 중형사 중심…책임경영 의지 과시 목적

[보험매일=방영석 기자] 보험업계 일부 대표이사들이 최근 자사주를 매입하며 실적 개선 자신감을 대내외로 과시하고 있다.

대표이사가 자사주를 매입한 보험사들은 매출과 순이익에서 경쟁사 대비 우위에 있는 대형사와 중형사가 중심을 이뤘고 저평가된 주가가 오르고 실적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자사주매입을 통해 주주가치 극대화에 나선 보험사들은 향후 실적 개선 정도에 따라 장기 성장동력 확보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 보험업계에 자사주매입 바람 거세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업계 대표이사들이 최근 책임경영 강화를 목표로 잇달아 자사주를 매입했다.

자사주매입은 보험사가 자신의 주식을 주식시장 등에서 스스로 사들이는 것을 뜻한다. 주식 유통 물량이 줄어들어 단기적으로 주가가 상승하는데다 매입 이후 소각할 시 배당과 동일하게 주주들에게 이익을 환원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작년부터 올해까지 상장 보험사 12곳의 대다수는 대표이사의 자사주매입 카드를 통해 책임경영에 앞장서는 모습을 보였다.

현재까지 상장 보험사는 ▲삼성생명 ▲한화생명 ▲미래에셋생명 ▲동양생명 ▲ING생명 ▲삼성화재 ▲현대해상 ▲동부화재 ▲메리츠화재 ▲한화손보 ▲롯데손보 ▲흥국화재다.

이중 ING생명 정문국 대표이사와 흥국화재 권중원 대표이사를 제외한 10곳의 대표이사들은 모두 자사주를 보유, 투자자들에게 회사 성장 가능성을 대내외로 과시했다.

IFRS17 도입 등으로 보험업계의 성장동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지만 대표이사가 직접 자사주를 보유함으로써 주주들에게 회사 성장가능성이 충분하다는 믿음을 실어주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주주들의 지속 투자를 유도함으로써 자산을 안정적으로 늘리고 이를 기반으로 매출과 당기순이익을 개선하는 ‘선순환 구조’ 구축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올해에도 보험사 대표이사들의 이 같은 ‘자사주 사랑’은 계속됐다. 올해 대표이사가 자사주를 추가 매입한 보험사는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미래에셋생명과 동양생명, 한화손보 등 5개사에 달한다.

1월 자회사 주식 5,000주를 매입한 한화손보 박윤식 대표이사를 시작으로 현영철 대표이사(2,500주), 한화생명 차남규 대표이사(1만7,000주), 미래에셋생명 하만덕 대표이사(3만7,9333주), 동양생명 뤄젠룽 대표이사(1만2,000주) 등이 연이어 자사주를 사들인 상태다.

◇ 성장동력 확보…하반기 실적 개선 여부가 결정
자사주를 매입하며 ‘책임경영’ 강조에 나선 대표이사들의 취지는 결국 주주들의 장기 투자를 통한 보험사의 지속 성장 동력 확보에 있다.

자기자금으로 자사주매입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는 사실 자체가 투자자 및 소비자들에게 양호한 재무구조를 과시할 수 있는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올해 들어 자사주매입을 결정한 보험사들은 경쟁사 대비 시장 점유율과 경영 지표에서 양호한 결과를 받아들었다는 공통점을 보였다.

때문에 해당 보험사들은 목표 달성을 위해서 자사주매입으로 발생한 단기 주가상승 요인을 발판으로, 올해 하반기 매출과 순이익 등에서 개선된 결과를 받아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는 셈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업계는 최근 급변한 시장 환경으로 1분기 매출과 당기순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하며 힘겨운 시간을 보이고 있다”며 “하반기에도 저축성보험 상품의 매출 급감 및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라는 악재가 겹쳐있기 때문에 실적 개선 여부는 장담하기 어려운 상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표이사의 자사주매입은 이처럼 어려운 경영환경에서도 회사가 충분히 성장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는 자신감의 표출”이라며 “지속적인 투자로 매출과 순이익이 개선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덧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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