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화재‧KB손보‧DB손보 교통사고처리지원금 허용

[보험매일=방영석 기자] 손해보험업계의 치열한 시장경쟁으로 과거 면책 대상이었던 이륜차 교통사고처리지원금을 운전자보험에서 보상하는 손해보험사가 늘고 있다.

손보사들은 손해율 악화를 우려해 해당 특약을 판매하지 않았으나 최근 이같은 관행을 깨고 이륜차 사고 교통사고처리지원금을 보장하는 운전자보험 상품이 증가한 것이다.

대형사의 자동차보험 시장독식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해당 손보사들은 이륜차 소비자 공략을 통한 점유율 확대를 목표로 보험금 지급 기준을 완화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 이륜차 소비자도 운전자보험 보상 가능
18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과거 운전자보험에서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았던 이륜차 소비자들에게 교통사고처리지원금을 보장하는 손보사들이 올해 총 3개사로 늘었다.

교통사고처리지원금 특약은 12대 중과실사고에 대해 가입한 보장금액 내에서 피해자의 사망‧상해 피해를 실손 보상한다.

중과실사고도 포함해 보상하기 때문에 과거 판매했던 손보업계의 형사합의금특약보다 넓은 보장 범위를 지니고 있다.

손보사들은 과거 판매한 운전자보험에서 이륜차 소비자들에게는 어떠한 보상도 지급하지 않았다. 일반 차량 대비 사고율이 높은데다 인명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특히 운전자보험 가입을 희망하는 이륜차 대다수가 퀵서비스 등 영업용차량이라는 점에서 손보사들은 손해율이 급증할 것을 우려, 약관을 통해 이륜차를 면책 대상으로 못 박아뒀던 상태다.

실제로 이륜차 가입자에게 교통사고처리지원금을 지급했던 한화손보의 경우 초기 상품 약관 수정을 통해 이륜차 보상을 막기도 했다.

한화손보는 차도리운전자보험이 이륜차 교통사고처리지원금을 보장한다는 사실을 영업현장에서 확인한 이후 약관작성 실수를 인정하고 즉각 이를 수정, 2017년 이후 계약자에게는 이를 보상하지 않는다.

그러나 손보업계의 이 같은 이륜차 ‘기피현상’이 최근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운전자보험을 통해 이륜차 사고 발생시 교통사고처리지원금을 보장하는 회사들이 늘어난 것이다.

DB손보가 작년 ‘참좋은 오토바이 운전자보험’을 출시한 이후 이륜차 가입자에게 교통사고처리지원금을 지급하는 손보사는 메리츠화재와 KB손보를 포함한 3개사로 확대된 상태다.

◇ 운전자보험 시장 경쟁 ‘불꽃’
외면받던 이륜차 운전자들이 손보사들의 새로운 잠재고객으로 부상한 배경은 날로 치열해지는 자동차보험 시장경쟁으로 보인다.

대형사의 시장 점유율 독식 현상이 날로 심화되면서 경쟁사 대비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손보사들이 이륜차 보장을 완화하는 고육지책을 펼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교통사고처리지원금을 보장하는 손보사들의 경우 자체적으로 이륜차 운전자의 사고율 및 손해율 등을 신중히 분석한 뒤 신규 시장 선점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올 5월 대형 손보사 ‘빅4’의 자동차보험 점유율(가마감)은 68.3%로 4개 손보사의 시장 독식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특히 대형 손보사들은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온라인 자동차보험 시장에서도 5월 91.9%의 점유율(가마감)을 기록, 사실상 대형사가 시장 전부를 차지하고 있는 상태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이륜차 운전자의 경우 대형 사고와 인명피해 발생 가능성이 일반 차량과 비교해 높기 때문에 손해율 악화를 우려한 손보사들이 운전자보험으로 이를 보상하지 않았다”며 “시장 경쟁이 격화되며 일부 손보사들이 이 같은 태도에서 벗어나 이륜차 운전자들을 새로운 고객으로 유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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