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사 가격 경쟁 손해율 악화…그래도 부담은 중소사가

 

[보험매일=손성은 기자] 점유율 확대를 목적으로 한 보험료 인하 경쟁이 결국 손해보험업계의 발목을 잡았다.

계절적 요인과 대형 손해보험사들의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업계 손해율 악화를 불러온 것이다.

상대적으로 보험료 경쟁에서 한 발 물러서 있던 중소형 손보사들은 작년과 유사한 손해율을 기록한 반면 대형사 등 상위권 손보사들의 손해율이 악화된 영향이 크다.

◇ 대형사 가격 경쟁 업계 손해율 악화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대형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가격 경쟁이 업계 손해율 악화로 이어졌다.

지난 2015년 말 규제완화 이후 보험료 인상 등의 영향으로 대폭 개선, 지난해 16년 만에 흑자를 기록한 자동차보험은 올 1분기 82.6%의 손해율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업계 전체 78.2%의 적정 손해율에서 무려 4.4%포인트 악화된 수치로 나타난 것이다.

손보업계의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 원인은 계절적 요인에 따른 사고량 증가와 경쟁적인 보험료 인하 정책의 영향이 컸다.

특히 점유율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대형사들이 시장 점유율 경쟁 과정에서 실시한 보험료 인하 탓이 컸다.

실제로 전체 자동차보험 시장 점유율의 80.6%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보, KB손보 등 대형 4사의 지난해 1분기 손해율은 77.3%였다.

하지만 대형사의 자동차보험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지난해 잇따른 보험료 인하가 있었고 손해율 악화로 이어진 것이다.

올 1분기 대형사들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2.6%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5.3%포인트 악화됐다.

반면 보험료 인하 여력이 없어 경쟁에서 비교적 한 발 멀리 물러서 있던 중소형사들의 손해율은 큰 변동이 없었다.

메리츠화재, 한화손보, 롯데손보, MG손보, 흥국화재 등은 지난해 1분기 81.6%를 기록했고, 올해 같은 기간 82.3%로 손해율이 0.7%포인트 소폭 증가했다.

한화손보, MG손보가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손해율 악화폭이 컸지만 나머지 회사들은 전년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다.

온라인 자동차보험에 주력하는 악사손보와 더케이손보는 올 1분기 84.2%의 손해율로 지난해 1분기 84.6% 대비 0.4%포인트 개선됐다.

◇ 가격경쟁 부담은 중소사들이
올초 기록적 한파와 폭설 등으로 보험금 지급이 늘어남에 따라 지난해 자동차보험 적정 손해율 78% 근사 수치를 기록했던 상위 손보사들의 차보험 손해율이 또다시 악화됐다.

문제는 손해율 악화에도 불구하고 올해 삼성화재가 보험료를 인하하는 등 가격 경쟁이 심화됐기 때문이다.

특히 재무체력이 부족한 중소사들에게 보험료 경쟁에 따른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보험료 인하 여력도 없지만 고객 이탈에 대한 우려로 손해율 개선을 위한 보험료 인상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대형사와 비교해 보유 자산이 적은 중소사는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장기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전체 수익성이 큰 폭으로 저하된다.

대형사는 이를 자동차보험 고객에 대한 연계판매와 자산운용을 통해 해결하고 있지만 조직 규모와 자본이 적은 중소사는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올해 손해율 악화로 대형사 역시 보험료 인하가 쉽지 않은 가운데 재무체력이 열세인 중소사들이 가격 경쟁 확보가 쉽지 않아 보인다는 지적이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손해율이 다시 치솟고 있는 가운데 보험료를 추가로 인하하는 것은 중소사에게는 쉽지 않다”며 “중소사는 지속적으로 자동차보험 매출 의존도를 낮추려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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