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RS17 도입 대비 목적 해석…기업공개 불만 잠재우기 시각도

 

[보험매일=손성은 기자] 교보생명이 자회사 교보증권의 매각 검토에 나섰다.

IFRS(국제회계기준)17 도입 대비를 앞두고 보험 본업 집중을 위한 자본확충 작업의 일환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일각에선 기업공개를 요구하는 재무적투자자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한 전략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 교보증권 매각 작업 검토, IFRS17 때문?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자회사 교보증권의 매각 검토 작업에 착수했다.

앞서 지난 12일 교보증권은 최대주주 교보생명 지분매각 추진설과 관련해 “교보생명은 지분의 지속 보유, 합작회사 추진 또는 매각 등 교보증권의 발전 방안으로 고려 가능한 사항 전반에 대해 통상적인 수준에서 검토 중임을 확인했다”고 공시했다.

교보생명은 교보증권 지분 51.63%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최근 우리은행과 교보증권 매각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업계는 과거부터 종합금융지주사 발돋움 의지를 드러내던 교보생명의 교보증권 매각 검토 작업의 배경으로 IFRS17 도입을 지목하고 있다.

부채의 시가 평가를 골자로 하는 새 회계기준 도입으로 보험업계는 대규모 자본확충을 요구받고 있다.

지난해 5억 달러의 해외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데 이어 올해 또다시 최대 10억 달러 규모의 해외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준비하는 등 재무건전성 강화에 힘쓰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분기 RBC비율 277.6%를 기록했던 교보생명이 올해 해외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경우 RBC비율은 300%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교보생명의 교보증권 매각 검토는 IFRS17 도입 대비를 위한 자본확충 방안 마련으로 풀이되고 있다”면서 “교보생명은 타 생보사와 마찬가지로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을 통해 재무건전성 강화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 재무투자 불만 잠재우기 시각도
보험업계 일각에선 이번 교보생명의 교보증권 매각 검토는 사실상 기업공개를 요구하는 재무투자자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한 전략이라는 시각도 있다.

교보생명 어퍼니티컨소시엄은 지난 2012년 교보생명 지분 24%를 인수해 39%의 지분을 보유한 신창재 회장의 뒤를 이어 2대 주주 자리에 올랐다.

어퍼니티컨소시엄은 2015년 9월까지 교보생명의 기업공개를 마무리하겠다는 신창재 회장의 약속을 근거로 투자했던 만큼, 기업공개가 무산될 경우 경영진에 대한 불만을 표출할 가능성이 높다.

기업공개로 투자 차익을 거둬들이길 원하는 재무적투자자들과 경영권이 흔들릴 것을 우려하는 경영진의 입장차가 뚜렷한 상황이다.

이미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해 재무건전성 확보가 예정돼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교보증권 매각을 추진할 유인이 없다는 지적이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어퍼니티컨소시엄은 교보생명 기업공개 뒤 지분 매각을 통해 투자금과 투자차익을 회수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으나 신회장의 약속과 달리 기업공개가 지속적으로 미뤄지면서 당초 계획을 달성하지 못했다”며 “경영진 입장에서는 기업공개로 인한 재무적투자자들의 적극적인 경영 참여와 지분 희석, 경영권 방어에 대한 우려를 떨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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