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경영 성적표 ‘낙제점’…하반기도 가시밭길

[보험매일=방영석 기자] 손해보험업계가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이 급감, 각종 경영지표에서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손보업계는 경과손해율과 순사업비율, 총부채가 동반 상승하며 부채 부담이 커진 반면 경과보험료증감률과 점포‧전속설계사 수, 운용자산이익률은 하락하며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하반기에도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가 예상되고 있는데다 최근 대다수 손해보험사가 보장성보험 확대를 위해 사업비 집행을 늘렸기 때문에 손보업계의 고민은 깊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 1분기 경영 현황 ‘총체적 난국’
11일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손보업계는 총 8,80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1조2,025억원 대비 순이익이 26.7% 급감했다.

손보업계가 이처럼 저조한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원인은 1분기 내내 업계를 괴롭혔던 ‘3고3저’ 현상이다.

이 기간 손보업계는 경과손해율과 순사업비율, 총부채가 모두 치솟았다. 보험금으로 나가는 금액과 보험사가 소진한 사업비가 동반 상승하면서 결과적으로 손보사들의 부채 부담은 커진 것이다.

실제로 올해 1분기 손보업계의 경과손해율은 폭설 등 이상기후와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로 65.22%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 63.09% 대비 2.13%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보장성보험 판매 과정에서 벌어진 시장경쟁 또한 고정지출 증가로 이어지면서 손보사들의 수익성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

1분기 손보업계가 광고와 설계사 수수료 등으로 사업비 집행 규모를 확대한 결과 순사업비율은 21.07%로 전년 동기와(19.7%) 비교해 1.37%포인트 높아졌다.

보험사가 적립해야 하는 총부채 부담도 커졌다. 1분기 손보업계의 총부채는 245조 3,791억원으로 1년 전(222조 7,219억원) 대비 부채 규모가 22조 6,572억원이나 급증했다.

반면 손보사들의 수익성 관련 지표는 일제히 하락하며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경과보험료증감율과 점포‧전속설계사 수, 운용자산이익률 감소로 지속수익과 판매채널, 운용수익 모두가 악화되는 악순환의 고리가 형성된 것이다.

손보업계의 1분기 경과보험료증감률은 1.54%로 작년 1~3월 4.18% 대비 2.64%포인트나 줄어들었다. 지속적인 보험료 수입의 감소가 자연스레 손보사들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진 셈이다.

1분기 손보업계의 점포수는 2,948개, 전속설계사는 8만548명으로 작년과(2994개, 8만2,124명) 비교해 각각 46개와 1,576명의 감소세를 보였다.

손보사들의 운용이익률 또한 같은 기간 3.36%로 작년 1분기 3.62%와 비교해 이익률이 2.6%포인트 줄었다.

◇ 하반기 경영 기상 일기예보도 ‘흐림’
저조한 실적에 대한 손보업계의 고민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손보업계가 올해 내내 녹록치 않은 경영 환경을 극복해야 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손보사들의 가장 큰 고민은 정부정책과 보험사의 보험료 인상으로 안정세를 보이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다시 악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손보업계는 작년 자동차보험에서 2001년 이후 16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으나, 이후 보험료 인하 등 가격경쟁을 펼친 결과 손해율이 재차 적정 손해율 78%를 상회하는 80%대로 치솟은 상태다.

특히 장기 수익성 개선을 목표로 손보업계가 GA 등에 사용하는 사업비가 크게 늘어났다는 사실 역시 손보사들의 하반기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사업비 고정 지출이 급격히 늘어난 반면 시장경쟁 심화로 매출 증가율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전체적으로 역마진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시장경쟁은 격화로 보험사들의 지출과 부채는 늘어난 반면 신규계약 및 수익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당기순이익이 크게 줄었다”며 “보장성보험 확대 경쟁이 치열한 하반기에도 쉽지 않은 경영 환경을 극복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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