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조원 돌파에 올해 4조원…자본확충 압박 거세다

[보험매일=손성은 기자] 보험업계의 IFRS(국제회계기준)17 도입 대비 목적 자금 조달 규모가 8조원을 넘어선다.

부채의 시가 평가를 골자로 하는 새 회계기준은 보험업계에 대규모 자본확충을 요구해 보험사들은 후순위채,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을 통해 자금 조달에 나서고 있다.

지난 2016년 본격적으로 시작된 보험업계의 자금 조달 규모는 점점 몸집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 후순위채, 신종자본증권 자금 조달 8조
3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IFRS17 도입에 대비하기 위한 보험사들의 후순위채, 신종자본증권 발행 규모는 4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한화생명, KDB생명이 해외 신종자본증권(한화생명 10억 달러, KDB생명 2억 달러)을 발행했고 메리츠화재 또한 1,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이외에도 현대해상, 동양생명, 교보생명이 연내로 자금 조달에 나설 예정이다.

현대해상 5억~7억 달러, 동양생명 5억 달러, 교보생명 5~10억 달러 등 해외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계획하고 있다.

한화생명, KDB생명, 메리츠화재 등 이미 신종자본증권이나 후순위채를 발행한 보험사와 연내 계획이 있는 현대해상, 동양생명, 교보생명의 자금 조달 규모는 약 4조원에 육박한다.

지난 2016년, 2017년 보험업계의 IFRS17 도입 대비 조달 자금 규모를 더하면 10조원을 넘어서게 된다.

2016년 6,846억원, 2017년 3조5,320억원 등 2년 동안 총 4조2,116억원의 자금이 조달됐다. 올해 예상 자금 조달 규모인 약 4조원을 더하면 8조원을 상회하는 수치다.

오는 2021년 부채의 시가 평가를 골자로 하는 IFRS17 도입 시 생보업계는 추가로 41조3,000억원의 책임준비금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는 만큼 생보사들의 자금 조달이 잦다.

보험업계는 적극적으로 자본확충에 나서며 IFRS17 도입에 대비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해외 신종자본증권 발행이 주요 자금 조달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국내 투자자들을 대상으로만 할 경우 자본확충에 한계가 있는 만큼 해외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택하는 보험사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장에서의 흥행이 쉽지 않은 만큼 해외로 눈을 돌리게 됐다”면서 “금리 부담이 더 있긴 하지만 환율 차이가 있는 만큼 국내 시장보다는 유리한 조건이기에 적극적으로 해외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회계기준 도입 가시화 자본확충 압박 거세
보험업계의 자본확충은 IFRS17 도입까지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새 회계기준 도입과 이에 따른 새로운 재무건전성 감독 기준이 현실화되고 있는 만큼 자금 조달을 통한 자본확충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다만 보험업계 일각에서는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 발행이 결국은 보험사의 빚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IFRS17 도입이라는 대형 이슈로 재무건전성 확보가 시급하다고 하지만 결과적으로 또 다른 부담이 되는 것은 마찬가지라는 지적이다.

주요 자본확충 수단으로 떠오른 신종자본증권의 경우 만기가 길어 발행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음에도 불구하고, 후일을 생각하지 않고 당장의 생존을 위해 발행에 급급한 게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해외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보험사들은 흥행 성공을 바탕으로 재무안전성을 확보했다고 알리고 있지만 금리부담이 적지 않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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