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10개 중 7개사 적정 손해율 보다 높아…업계, 유병자실손도 우려

 

[보험매일=임성민 기자] 노후실손보험을 판매하고 있는 보험사 중 대부분이 적정 손해율을 훨씬 상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후실손보험은 고지사항이 제한적이고 언더라이팅이 불가능해 고객의 자기부담금을 높이는 등 손해율 인상 요인을 줄이기 위한 안전장치를 마련했지만 효과가 미미했다는 지적이다.

정책성보험으로 출시된 노후실손보험이 적정 손해율을 상회하면서 이달 판매를 시작한 유병자보험의 손해율에 대한 업계의 우려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 노후실손보험 손해율 안전장치 효과 ‘미약’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노후실손보험을 판매하는 10개 보험사 대부분의 직전 3년간 손해율이 적정손해율인 80%를 상회하고 있다.

노후실손보험은 금융당국의 추진으로 지난 2014년 8월 출시된 상품으로 보험 가입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50~75세를 대상으로 보험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진 정책성보험이다.

가입대상자의 위험률을 고려하고 보험사의 손해율 악화를 우려해 기존 실손보험과 다르게 자기부담률을 30%로 설정하는 등의 안전장치를 마련한 게 이 상품의 특징이다.

그러나 최근 3년간 노후실손보험의 손해율을 살펴보면 금융당국이 마련한 안전장치를 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노후실손보험을 판매하는 10개 보험사 중 지난 2017년까지 적정손해율을 상회하는 보험사가 7개 달하고 있다.

그 중 메리츠화재와 현대해상, 삼성화재가 각각 114.4%, 112.4%, 103.6%의 손해율을 기록하면서 적정 손해율인 80%를 훌쩍 상회했다.

DB손보와 한화손보, KB손보와 롯데손보도 노후실손보험을 판매하면서 손해를 지속하고 있다.

2017년 기준 DB손보는 99.6%, 한화손보 94.2%, KB손보 90.6%, 롯데손보 82.4%의 손해율을 기록했다.

반면 삼성생명은 65.4%, 농협손보 62%, MG손보 28.4%의 손해율로 적정 손해율인 80%보다 하회한 수치를 기록했다.

삼성생명의 손해율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MG손보는 해를 거듭할수록 손해율이 감소하고, 농협손보는 재작년 일시적으로 손해율이 급등했다 안정권에 접어들었다.

노후실손보험의 손해율이 높은 이유는 가입 대상자의 연령대가 높아 위험률이 높고, 가입 시 고지사항이 제한적이며 언더라이팅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가입대상이 병원 방문이 잦은 고령층인데다 이들의 가입을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함으로써 고위험군을 선별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금융당국이 보험사의 손해율 악화를 막기 위해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마련했지만 대부분의 보험사는 노후실손보험을 판매 하면서 손해만 본 셈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노후실손보험의 손해율은 지난 2014년에 출시한 이후 해를 거듭한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면서 “노후실손보험은 가입자가 적어 지급되는 보험금이 조금만 있어도 손해율에 큰 영향을 미쳐 이 같은 수치가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 노후실손 손해율에 유병자실손도 ‘걱정’
노후실손보험이 자기부담률 30%를 부담하는 등의 손해율 악화를 막기 위한 안정장치를 달고 나왔음에도 적정손해율을 넘어서자 최근 출시된 유병자실손보험에 대한 업계의 우려도 적지 않다.

유병자실손보험도 노후실손보험과 같이 자기부담률을 30%로 설정하고, 최소 자기부담금(입원 10만, 통원 2만)도 설정했지만 가입 대상자의 위험률이 높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유병자실손보험은 출시 이전부터 손해율 악화의 우려가 있었다”면서 “앞서 출시한 노후실손보험도 안전장치가 마련돼 출시됐지만 이 같은 손해율을 기록했다면 이달 출시한 유병자실손보험의 손해율도 악화될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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