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매일=이흔 기자] 중국 '보험마피아'의 총수로 일컬어지던 샹쥔보(項俊波·61) 전 보험감독관리위원회(보감회) 주석이 낙마 1년 만에 뇌물수수 혐의로 법원에 기소됐다.

17일 중국 인터넷매체 펑파이(澎湃)망에 따르면 샹쥔보 전 보감회 주석의 비리 사건이 장쑤(江蘇)성 창저우(常州)시 중급인민검찰원으로 이송돼 최근 공식 기소됐다.

지난해 4월 9일 엄중 기율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기 시작한 지 1년여 만이다.

검찰은 샹 전 주석이 직무를 이용해 이득을 취하고, 공직 직권이나 지위를 활용해 제3자가 부정한 이익을 챙기도록 했으며 자신도 불법으로 거액의 재물을 수수했다고 전했다.

샹 전 주석의 낙마 당시 불투명한 지분구조와 대출 등으로 논란이 많았던 우샤오후이(吳小暉) 전 안방(安邦)보험그룹 회장 문제와 연루돼 있을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했다.

 차이신(財新)망은 지난해 10월 샹 전 주석이 쌍개(雙開·당적과 공직 박탈) 처분을 당한 뒤 임기 중 심사승인권 및 감독관리권 남용 문제가 드러났다고 보도한 바 있다.

샹 전 주석이 2011년 10월 보감회 주석직을 맡고서 5년여간 보험업 진입 문턱을 크게 낮춰 부동산 개발업체를 비롯한 민영자본이 대거 보험업에 진출했는데 여기에 문제가 있는 인물이 대거 포함돼 있었다는 것이다.

우 회장은 물론 비리 의혹이 제기되다가 지난해 1월 홍콩에서 실종돼 불법 연행 논란을 빚은 샤오젠화(肖建華) 밍톈(明天)그룹 회장도 그 혜택을 입은 인물이었다.

샹 전 주석의 임기 5년간 보감회가 영업을 승인한 보험사는 48개에 달했다. 이 때문에 중국 자본시장의 혼란과 경쟁이 가중됐다는 것이 중국 당국의 시각이다.

샹 전 주석에 대해서는 또 2010년 농업은행 회장 재직 당시 중국 권력층 비리 의혹 폭로로 유명해진 도미 재벌 궈원구이(郭文貴)에게 32억 위안을 개발성 자금으로 대출해줬었다는 의혹도 제기된 바 있다.

이번 샹쥔보 기소는 올해 금융리스크 해소를 정책 목표로 제시한 중국 정부 당국이 보험업을 중심으로 본격적으로 금융 개혁에 칼날을 들이밀 것이라는 신호로도 읽힌다.

중국 당국은 샹 전 주석 조사를 시작으로 그간 보험 분야에 대한 자본 긴축과 정책통제를 강화해왔다. 최근 당정 기구 개편을 통해 보감회를 은행감독관리위원회로 흡수시켜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은보감회)로 재편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샹 전 주석이 낙마한 뒤로 보감회 주석 자리는 1년여간 공석으로 남겨져 있다가 최근에야 통합 은보감회 주석직에 궈수칭(郭樹淸·61) 은감회 주석이 임명된 상태다.

샹 전 주석 외에도 국유기업인 인민보험그룹의 왕인청(王銀成) 전 총재가 지난 2006년부터 2016년까지 직무 편의를 이용해 870만 위안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푸저우(福州)시 중급인민법원에서 공개 재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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