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유동성 확보 걸림돌…유지율 악화 불완전판매 ‘방증’

[보험매일=임근식 기자] GA가 생명보험 상품 매출 우위에서 손해보험 상품 매출 우위로 전환하면서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손보사의 GA에 대한 고강도 시책이 당장의 수익성에는 기여할 수 있지만 불완전판매에 따른 유지율 악화로 중장기적 관점에서 경영 안정성을 헤치고 설계사 전문성 제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지적이다.

◇ GA도 설계사도 손보사 시책에 요동
2016년을 기점으로 손보사들이 경쟁적으로 GA 시책 강화를 통한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며 ‘GA 끌어안기’에 혈안이다.

2016년 이전까지만 해도 손보사가 GA 본사와 소속설계사에게 지급하는 시책 총액은 월납초회보험료의 350%선을 넘지 않았다.

그러나 2016년 하반기부터 일부 손보사가 500%~600%를 시책으로 제시하며 판매 메리트를 부각, 매출 확대에 나서자 대형 손보사들이 이에 가세하며 혼탁 양상으로 접어들었고 최근까지 그 기조가 유지되고 있다.

보험사의 GA 시책은 판매를 독려하기위한 일종의 보너스 개념이지만 과도한 시책 경쟁으로 ‘배보다 배꼽’이 커진 형국이다.

GA 소속 설계사 수입은 판매 수당에 의존하고 있지만 손보사가 제시하는 시책이 상당한 규모에 이르고 있어 유혹를 뿌리치지 못하고 손보 상품 판매에 주력하고 있는 것이다.

GA 본사도 매출과 연동해 지급하는 시책 지원이 회사 운영 재원을 충당할 정도로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어 설계사에게 높은 시책을 제시하는 손보사 상품판매를 권유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손보사의 고강도 시책 제시에 GA와 소속설계사가 동조하며 생·손보 매출 구성비가 크게 변화했다.

과거 대다수 대형 GA 매출 비중이 생보 60%, 손보 40% 수준이었으나 2017년에는 손보가 60%를 차지할 정도다.

올해 들어 GA의 손보 매출 집중현상은 가속화되고 있다.

모 대형 GA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생·손보 비중이 각각 45%와 55%였으나 올해 3월에는 생보 28%, 손보 72%로 쏠림이 심화됐다.

대다수 GA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손보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눈에 띄게 확대되고 있다.

◇ 대형 GA 유지율 퇴보 경영안정성에 부정적
GA의 손보상품 판매 집중은 긍정적인 부분도 있지만 부정적인 측면에 대한 우려가 크다.

GA 입장에서 생명보험 상품의 대표주자 격인 종신보험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며 매출이 감소하자 손보상품 판매 확대로 이를 상쇄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또 생보상품의 특성상 수수료율이 높아 설계사의 ‘먹튀’ 표적이 되는 위험 요소를 안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저렴한 보험료를 앞세운 손보상품 주력 판매로 전환, 이의 회피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손보상품은 판매 수수료가 계약 다음달부터 13회차에 걸쳐 지급이 완료되지만 생보상품은 36회차 분할 지급돼 장기 안정적인 수입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손보상품 판매에 치중할 경우 자칫 자금의 유동성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특히 설계사가 고객의 재무설계를 통한 컨설팅영업이 중시되고 있지만 상품 내용이 단순해 판매가 용이한 손보 상품에 주력하는 것은 설계사 전문성 제고 저해요인으로 작용한다.

손보사의 과도한 시책이 불완전판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은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현재 손보사의 시책은 계약 체결 후 8개월을 유지하면 지급한 시상을 환수하지 않는다.

이에 따라 높은 시책이 책정된 달의 경우 미성숙 계약을 무리하게 진행, 부실계약을 양산할 수 있다.

지난해 GA의 손보상품 유지율 악화는 불완전판매가 의심되는 대목이다.

2017년 매출 상위 10대 GA중 손보상품 13회차 유지율이 2016년에 비해 개선된 곳은 1개사도 없었다. 결국 시책 환수 사유가 발생하지 않는 계약 8개월을 채운 다음 해약 건이 다수 발생했다는 의미로 해석이 가능하다. 이는 해약 이후 승환계약이 이루어질 개연성까지 안고 있다. <3월 27일자 ‘대형 GA 계약유지율 퇴보’ 기사 참조>

계약유지율은 고객 만족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내실경영의 척도로 사용되며 13·25회차 유지율을 중시한다.

GA업계 관계자는 “GA나 소속설계사가 당장 눈앞의 이익을 외면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라며 “손보사가 고강도 시책을 거두지 않거나 보험시장에 큰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 이상 GA의 손보 상품 매출 확대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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