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피 고객이 경쟁의 대상으로…가입연령 ‘아래로 아래로’

[보험매일=방영석 기자] 손해보험업계가 간편심사 보험 상품의 가입 연령을 연이어 낮추며 유병자 보험 고객 모시기 경쟁을 벌이고 있다.

손보업계의 둔화된 성장성을 개선하기 위한 대안으로 인구 고령화로 급증한 유병자 고객이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금융당국의 정보 규제 완화가 예정된 올해에는 고객의 건강상태와 연동된 헬스케어 상품 등 고령 유병자 고객에 특화된 보험 상품 출시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 KB손보‧한화손보 유병자 보험 상품 가입연령 변경
30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최근 KB손보와 한화손보가 간편심사 보험의 가입 연령을 낮추고 보 장 범위 확대에 나섰다.

4월 출시되는 유병자 전용 실손보험 상품으로 유병자 고객들이 실비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가능성이 늘어나면서, 고객 확보를 위한 손보업계의 시장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KB손보는 4월 자사 간편 심사 유병자보험인 ‘The드림 간편심사 건강’보험의 가입 연령을 기존 40세에서 30세로 낮췄다.

또한 해당 상품에 뇌졸중 담보 500만원을 신규 탑재해 기존 5대기관질병 수술비와 뇌출혈 담보와 함께 판매하도록 조치했다.

KB손보는 보험계약 갱신시 표준체로 변경할 수 있는 기능도 제공하고 잇다. 고객이 건강관리 등을 통해 건강체로 변화될 경우 보험료가 인화되는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한화손보 역시 KB손보의 가입 연령 완화 조치 이후 연령 폭을 더욱 크게 낮추며 손보사들의 신규 고객 유치전의 불씨를 댕겼다.

한화손보는 4월부터 자사 유병자 보험에 25세 고객부터 가입이 가능하도록 연령을 대폭 낮췄다. 뇌출혈 담보의 보장 범위를 뇌졸중 까지 확대하고 유사암진담비 또한 300만원에서 500만원까지 늘려 지급할 예정이다.

한화손보는 25세부터 80세까지 보험 가입을 허용함으로써 가입 가능 고객의 범위를 업계 최고 수준으로 넓혔으며, 5년 이내 암발병 고지의무 폐지 역시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보업계의 이 같은 움직임은 발병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젊은 유병자 고객의 가입을 허용함으로써, 장기 손해율에서 일정부분 손해를 보더라도 몸집을 불리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금융당국 규제완화 등으로 활성화되고 있는 헬스케어 서비스 기술이 올해 본격적으로 접목되면 손보사는 고객들의 건강관리를 유도해 손해율 또한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일선 영업현장에서는 이러다 20세 가입 가능한 간편심사 보험 상품이 나오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며 “유병자시장이 손보사의 주요 수익원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 간편심사‧질병보장 확대 상품 판매 ‘봇물’
손보업계는 올해 간편심사 보험과 질병보장을 확대한 상품을 앞세워 유병자 고객을 적극적으로 모집하고 있다.

인구고령화가 심화되고 노후 의료비 부담이 급증하면서 고령자 고객들의 보험 니즈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16년 기준 국민 평균수명 82.4세 중 유병 생존 기간은 17.3년까지 치솟았으며 병을 앓고 있는 노령층 인구 역시 큰 폭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가구당 보험 가입률이 90%를 상화하는 등 포화 상태에 다다른 국내 보험시장에서 수익성 개선에 애를 먹었던 손보사들 역시 유병자 고객을 성장 동력의 발판으로 삼고 있다.

과거 높은 손해율 때문에 가입을 기피했던 유병자 고객이 손보사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기술의 발전으로 유병자 고객의 기대 여명과 질병 발병율 등을 보다 꼼꼼히 따져 상품을 개발할 수 있게 됐다”며 “정교한 상품 설계를 통해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유병자 상품이 최근 손보업계의 주력 판매 상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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