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도 대비 감소했지만…살림살이 팍팍 보험료 부담

[보험매일=손성은 기자] 불황의 그림자가 좀처럼 가시고 있지 않는 가운데 생명보험업계에서 보험료를 내지 못 해 발생한 효력상실환급금 규모가 1조원을 웃돌고 있다.

경기침체와 이에 따른 가계경제의 악화로 보험을 해지하거나 보험료 납부를 포기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 효령상실환급금 규모 1조원 이상
2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생보업계에서 보험료 미납 등으로 발생한 효력상실환급금 규모는 1조원을 넘었다.

효력상실이란 보험계약자가 일정기간 보험료를 납입하지 못 할 보험계약의 효력이 상실되는 것을 말한다. 계약의 효력상실인 만큼 보장 내용에 대한 보상은 이뤄지지 않는다.

효력상실 이후 2년 내에 보험료 보험사가 정한 연체이자를 더한 보험료를 납부하면 계약을 부활시킬 수 있지만, 2년 경과 시 해약환급금만 수령하게 된다.

지난해 생보업계의 보험료 미납으로 발생한 효력상실환급금 규모는 1조5,572억원이었다. 전년도 1조6,891억원과 비교해 1318억원, 7.8% 줄어든 수치다.

이 중 보장성보험 효력상실환급금이 7,458억8,700만원이고 저축성보험 환급금 규모는 8,114억400만원이다.

생보업계는 효력상실환급금 발생의 가장 큰 원인으로 경기침체와 이에 따른 가계부담 증가를 지목하고 있다.

예상치 못 한 지출 등의 발생으로 보험료 납부를 할 수 없거나 부담으로 납부를 중단하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실제로 보험계약 해지 등과 관련한 금융소비자연맹의 조사 결과 전체 ‘보험료를 내기 어려워서’라는 답변이 전체 응답자 중 28.2%로 가장 많았고, ‘갑자기 목돈이 필요해서’라는 응답이 11.9%였다.

즉, 보험 해지 보험료 납입 중단의 사유 중 절반에 가까운 수치가 경제적 부담 때문이라는 것이다.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생활비 마련 등을 이유로 보험계약을 해지하는 계약자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 지나친 매출 확대 독 돼
경기침체로 가계비 지출을 최소화하는 과정에서 보험계약을 가장 먼저 해지하는 경우가 일반적인 만큼, 생계형 효력상실이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업계 일각에선 최근 몇 년 사이 소형 생보사들이 매출 규모 확대를 위해 적극적으로 신계약 유치에 나선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실제로 최근 중소형 생보사들은 GA 채널 등 특정 판매채널에서의 매출 확대를 위해 이전보다 시책을 강화하는 등 공격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공격적인 신계약 유치 과정에서 조기 해약 가능성이 높은 계약들이 흘러들어오고 이에 따라 지속적으로 계약 해지가 발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어 그는 “생보업계는 경기 불황에 따른 해지환급금 규모 증가 등 기존 계약자 이탈과 신계약 실적 감소에 따른 생산력 감소의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이다”라며 “특히 국내 가계 부채 규모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소비 심리 및 가계 재정 위축이 예상되고 있어 고전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새 회계기준 도입으로 기존 계약 관리 및 유지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경기 침체와 시장 포화로 생산성이 둔화되고 있다”면서 “신계약 유치 규모를 일정 수준으로 유지할 필요가 있지만 지나친 매출 확대 시도는 계약 질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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