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담보 상품 니즈 감소…대형사, 중소형사 장벽 '흔들'

[보험매일=손성은 기자] 생명보험업계의 보장성보험 판매 확대 결과가 영 신통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IFRS17 도입에 대비해 지난해 보장성보험 판매 확대에 힘을 쏟았지만 전년도 대비 신계약 건수, 신계약 금액 성적 모두 신통치 않았다.

특히 신계약 금액 규모가 큰 폭으로 줄어들어 소비자들이 더 이상 종신보험 등 사망담보 상품 가입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 보장성보험 판매 확대 성적 부진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생명보험업계의 보장성보험 신계약 건수와 신계약 규모 모두 전년도에 비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보업계는 지난해 오는 2021년 도입되는 IFRS17에 대비하기 위해 저축성보험 판매 비중을 줄이고 보장성보험 판매에 힘을 쏟았지만 성과를 얻지 못했다.

지난해 생보업계가 유치한 보장성보험 신계약 건수는 1,279만5,494건으로 전년도 1,284만8,154건 대비 0.4% 줄어들었다.

신계약 건수 감소폭은 그리 크지 않았지만 신계약 금액은 큰 폭으로 하락했다.

2017년 생보업계는 신계약 금액 규모는 262조7,394억원을 기록했고 이는 전년도 298조1,070억원 대비 11.8% 감소한 수치다.

시장 환경을 고려할 때 지난해 생보업계가 보장성보험 판매에 주력 신계약 건수는 소폭 감소에 그쳤지만 신계약 금액 규모는 감소폭이 크게 나타났다.

생보업계는 이 같은 현상을 평균 수명 연장과 급속한 고령화 현상에 따른 소비자 니즈 변화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기대 수명이 늘어나고 고령화 현상이 심화되면서 소비자들이 과거와 달리 종신보험 등 사망을 담보로 하는 고액 보험 가입을 꺼리면서 나타난 현상이라는 분석이다.

이 같은 상황에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경기침체로 영업 환경 역시 보험사에 우호적이지 않은 만큼, 보험사의 보장성보험 판매 확대 전략의 성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기대 수명 연장과 고령화 현상으로 소비자들이 사망을 담보로 하는 상품에 대한 관심도가 과거에 비해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면서 “특히 경기침체 장기화로 고액의 보험료를 부담해야 하는 상품 판매가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 대형사, 중소형사 장벽 허물진다
생보업계는 이 같은 시장 환경과 소비자 니즈 변화에 발 맞춰 영업 전략에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표적인 현상이 최근 격화되고 있는 치아보험 시장으로 과거 중소형사의 전유물로 인식되던 해당 시장에 삼성생명 등 대형사들이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소비자 니즈 변화로 사망을 담보로 하는 고가의 보험상품 판매량이 급감하고 있는 만큼, 과거 비교적 무관심했던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과거 대형사와 중소형사의 활동 영역이 명확하게 구분돼 있던 기존 보험시장의 형태가 허물어지는 모양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이제 과거와 같이 리딩 컴퍼니라는 개념이 사라지고 있는 상황이다”라며 “특정 회사가 외형적 규모나 자금력을 통해 일방적으로 업계 트랜드를 주도할 수 있는 시대는 끝났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최근 대형사들이 과거 중소형사들 영역이라고 인식되는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모습이 이를 나타내는 것”이라며 “회사 규모와 영업조직 규모보다는 소비자들의 잠재적 니즈를 발굴해 이에 적합한 상품을 개발할 수 있는지가 더욱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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