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업계 복수단체 설립 변수…중간 연구용역 결과 놓고 평행선

 

[보험매일=방영석 기자] 손해보험업계와 정비업계의 정비수가 산정 협상이 정비업계 분열로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손보업계의 정비수가 산정 협상 대상자인 전국검사정비연합회에서 내부 집행부 불신 문제가 불거지며 별도 단체가 설립, 최종협상 절차에도 난항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손보업계는 정비업계가 복수 단체로 쪼개질 경우 협상이 타결돼도 그 결과가 정비업계 전반에 적용되지 않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 정비수가 산정 최종안 도출까지 험로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손보업계와 정비업계가 국토교통부 주관아래 진행 중인 적정 정비수가 산정 협상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손보업계의 협상 상대방인 정비업계가 정비연합회 내부 집행부의 불신 문제로 정비업계를 대변하지 못할 가능성이 대두됐기 때문이다.

복수의 정비업소가 참여해 회장을 선출하는 전국정비연합회에서는 최근 연합회의 단체운영과 사업추진에 불만을 품은 회원사들이 이탈, 지난달 한국검사정비연합회를 별도로 설립했다.

전국정비연합회 산하 17개 시‧도 조합 중 절반에 달하는 7개 조합이 이탈하면서 6,500여개에 달하는 정비소들이 양 협회 산하로 양분된 것이다.

한국검사정비연합회는 정식 협회로 인정받기 위해 국토부 인가를 추진하고 있으며 전국정비연합회와 별도로 정비업계의 현안 해결을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정비업계가 둘로 분열되면서 자동차 정비수가 산정을 협상하고 있는 손보업계의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전국정비연합회가 정비업계 전체의 입장을 대변하지 못하게 될 경우 손보업계가 전국정비연합회와 협상을 타결하더라도 효과가 반감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비업계의 절반을 아우르는 한국검사정비연합회가 향후 별도로 손보업계와 정비수가 산정 재협상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당장 진행 중인 최종 연구용역 결과 역시 언제 나올지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실제로 손보업계와 정비업계는 당초 작년 말 적정 수가 산정을 위한 중간 연구용역 결과를 도출할 예정이었으나 정비협회의 갈등으로 결과 발표가 올해 1월로 늦춰진 바 있다.

◇ 적정 공임비 업계 간 입장차 여전
더욱 큰 문제는 손보업계와 정비업계가 이미 적정 공임비에 대해 뚜렷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손보사들은 보험개발원이 정한 표준작업시간에 정비업계와 협의한 시간당 공임비를 곱해 정비소에 비용을 지급한다.

양 업계는 올해 초 진행된 자동차보험 정비비용 개선 연구용역을 진행한 결과 적정 시간당 공임이 기존보다 14% 정도 인상될 필요가 있다는 중간 결과를 받아든 상태다.

당시 연구용역은 적정 시간당 공임이 평균 2만8,500원이라고 제시했다. 현재 시간당 평균 공임 2만5,000원보다 3,500원 높은 가격이다.

손보업계는 매년 정비업체의 정비역량에 따라 공임비를 인상해 왔다고 주장하는 반면, 정비업계는 지나치게 낮은 정비수가로 정비소들이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고 맞서고 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협상 상대방인 정비업계가 복수단체로 갈라선다면 손보업계 입장에서는 양 단체와 반복해 협상을 타결해야 하는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며 “보험개발원이 공임비 산정의 또 하나의 기준인 표준작업시간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않은 상황에서, 중간결과처럼 공임비가 인상된다면 자동차보험료 인상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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