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으로는 자제·근절 요구…설계사에는 절판 강행 요구

 

[보험매일=임성민 기자] “작년 3월은 제가 영업을 하면서 가장 많은 실적을 낸 달입니다”

지난해 4월 제2의 국민건강보험이라 불리는 실손보험이개정을 앞두고 ‘착한 실손보험’은 보장이 축소된다며 영업을 했던 설계사의 말이다.

그리고 올해도 마찬가지로 내달 실손보험의 끼워팔기가 금지되고, 장해분류표 또한 개정되면서 또 한 차례 절판마케팅 이슈가 설계사들 사이에 역병처럼 번지고 있다.

절판마케팅은 무분별한 고객 유치에 따른 불량물건 인수와 실적을 위한 고지의무 미이행 등으로 불완전판매 가능성이 일반적인 판매 보다 매우 높다.

이는 계약 유지율 하락과 민원 증가, 보험 산업 이미지 제고에 악영향을 미쳐 금융당국은 물론 보험업계도 근절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내막을 들여다보면 보험사들은 불완전판매 발생이 많을 수밖에 없는 절판마케팅을 근절하고자 하는 의지가 없어 보인다.

오히려 일선 영업현장에 절판 이슈가 있으니 실적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며 부추기는 모양새다.

실제로 실손보험을 판매하는 대부분의 보험사들은 이슈와 맞물려 설계사들에게 절판 교육을 강행하고 있으며, 교육 자료를 배포하기도 한다.

실손보험을 통합보험 및 건강보험에 특약 형태로 끼워서 팔 수 있는 기간은 이달까지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손보험만 판매할 경우에는 수수료가 만 원도 안 되지만 통합보험이나 건강보험에 특약으로 설계하면 수수료가 수 십 만원을 호가할 수 있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실손보험을 특약설계 하면서 더 큰 규모의 초회보험료를 거둘 수 있게 되는 셈이다.

또한 실손보험은 보험금 수령 시 타 보험사로 옮겨갈 수 없어 특약 설계 시에는 어쩔 수 없이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보험사들은 특약 설계를 선호하고 있다.

특히 최근 매출이 전속설계사 조직보다 우위에 있는 GA에도 보험사들은 이 같은 영업방식을 갈구하고 있다.

한 손보사는 3월 보험업계 빅 이슈가 장해분류표 개정과 실손보험이 있다며 이슈를 살려 절판을 해야 한다고 GA에 교육했다.

보험사의 설계사에 대한 절판 교육은 이 뿐만이 아니다.

한 생보사는 자사 종신보험 추가납입 한도가 내달부터 2배에서 1배로 줄어든다며 절판 이슈로 내걸었다.

종신보험의 추가납입 한도가 다음 달부터 줄어들면 미래 통장의 크기가 줄어들기 때문에 당장 가입해야 한다는 게 설계사 교육 내용의 골자다.

하지만 이 또한 확정되지 않은 사안이다. 해당 안건은 본사에서 현재 추가납입의 한도를 줄일지 여부를 논의 중이다.

이 같은 영업행위를 두고 대부분의 보험사들은 설계사들의 영업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하나의 전략일 뿐 절판을 유도하기 위한 수단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교육 담당 설계사 및 보험사 직원이 본사 확인을 거친 교육 자료로 절판 이슈가 있다며 설계사들에게 이달 판매를 장려하고 있는데도 말이다.

현재의 보험업은 소비자 인식이 좋지 않다. 그간 무분별하게 상품을 판매한 데 따른 결과다.

그에 따라 민원 및 불완전판매율은 높아만 갔고, 계약 유지율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절판마케팅은 금융당국과 보험업계가 근절하고자 하는 불완전판매 가능성을 키우는 만큼 보험사들의 앞 뒤 다른 영업행위는 자제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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