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 상품 역할 상실…보험사도 등 돌려

[보험매일=손성은 기자] 정부 주도로 개편된 착한 실손의료보험이 보험업계로부터 철저히 외면받고 있다.

내달 ‘실손보험 끼워팔기 금지’의 실제 적용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이를 미끼로 한 타 상품의 절판 마케팅이 진행되고 있지만 착한 실손보험 판매에 힘쓰는 모습을 찾아 볼 수 없다.

낮은 판매 수당 등의 문제로 보험설계사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보험사 역시 등을 돌린 모양새다.

◇ 기초 상품 역할 상실 ‘판매 매력 상실’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정부 주도로 개편된 ‘착한 실손보험’이 영업 현장에서 철저히 외면 받고 있다.

대폭 축소된 보장범위와 다음 달부터 적용되는 ‘실손보험 끼워팔기 금지’로 팔겠다는 보험설계사도 가입하겠다는 소비자도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다.

영업 일선에서 활동 중인 보험설계사들은 낮은 판매수당과 다음 달부터 적용되는 끼워팔기 금지로 등을 돌리고 있다.

실손보험의 판매 수당이 기본적으로 낮기 때문이다. 다음 달 끼워 팔기 금지 적용으로 단독 실손보험 판매 시 설계사에게 지급되는 수당은 1,000원에도 미치지 못한다.

과거에도 실손보험 판매 수당이 높지 않았으나 당시에는 타 상품군에 특약 형태로 판매해 낮은 판매 수당이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오히려 타 상품을 유치하기 위한 기초 상품 역할을 톡톡히 했다.

보험사들 역시 착한 실손보험 판매에 시큰둥한 모습이다. 개정 이전 형태의 실손보험 가입 건수가 3,300만 건을 상회하고 있는 상황에서 과거 상품에 비해 축소된 보장범위의 상품을 가입할 소비자가 얼마나 있겠냐는 것이다.

특히 일부 손보사의 경우 보장성보험 판매 독려를 위해 제시하는 시상과 관련, 실적 달성 조건에서 단독 실손보험 계약은 제외하는 등 외면하는 모양새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상품 개정 작업 진행 당시부터 보험설계사들 사이에선 판매 유인력을 상실하게 됐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면서 “특히 끼워팔기 금지로 기초 연계 판매 상품 역할마저 상실하게 돼 영업 현장에서 외면을 받고 있다”라고 말했다.

◇ 가입 매력도 상실, 소비자 시큰둥
개정된 실손보험은 개정 이전 실손보험 대비 보험료가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으나, 보장범위 축소 등의 이유로 소비자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비교적 단순한 구조로 소비자가 직접 CM(사이버마케팅)채널을 통해 가입할 수 있으나 여전히 대다수 가입자들이 보험은 보험설계사를 통해 가입해야 한다는 인식이 있는 만큼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과거 보험료가 저렴하다는 것 외에는 사실상 소비자들이 가입할 필요성을 느낄 수가 없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실손보험은 개정 이전부터 정부 주도로 몇 차례 조정을 거친 바 있다. 자기부담 확대 및 보장범위 축소 등으로 지속적으로 가입 매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손해율 관리 등 보험사 입장에선 현재의 실손보험이 유리한 면이 있지만 소비자 입장에선 가입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 당연하다”면서 “이미 개정 이전 상품 가입자 수만 3,000만 명을 상회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철저히 가입자 입장에서 보면 과거 실손보험은 그야말로 필수 가입 보험이었다”라면서 “과거 실손보험에 가입한 소비자들이 보험료를 이유로 자발적으로 해지하고 착한 실손보험에 가입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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