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發 호재? 재무건전성 계약관리 부정적 영향

[보험매일=손성은 기자] 미국의 금리인상 행보가 보험업계에 ‘양날의 검’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자산운용에 있어 호재로 작용될 것으로 보이지만 일부 보험사의 자본적정성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미국 금리인상 압박은 한국 가계부채 문제 악화로 이어져 보험계약의 해약 증가를 야기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 예상 이상의 인상 속도 마냥 호재?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임에 따라 중소형 보험사들의 자본적정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최근 미국의 금리인상 행보와 횟수가 시장 예상을 상회할 것이라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예상보다 빠른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로 국내 보험사들의 채권가치 하락과 이에 따른 보험업계의 자본적정성 악화 등이 예상되고 있다.

최근 예금보험공사는 생명보험사 경영위험 분석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금리가 50bp 상승할 경우 RBC비율이 32.6%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급격한 금리 상승이 단기적으로 매도가능채권평가이익 감소로 이어지고 이는 보험사의 자본적정성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게 된다는 것이다.

특히 대형사보다는 중소형보험사에 미치는 영향이 더욱 클 것으로 전망된다.

대형사의 경우 금리 50bp 하락 시 RBC비율 하락폭이 13.0%포인트인데 반해 중소형사와 외국계 보험사는 각각 52.6%포인트 58.8%포인트로 예상했다.

손보사는 대형사와 중소형사의 금리인상에 따른 RBC비율 하락폭이 비슷한 것으로 전망된다. 금리 50bp 인상 시 대형사는 RBC비율 24.6%, 중소형사는 24.6%다.

문제는 금리인상과 이에 따른 RBC비율 하락 시 자본적정성이 취약한 일부 보험사의 경우 금융감독원의 RBC비율 권고치 150% 아래 또는 적기시정조치 기준인 100%에 근접한 수준으로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저금리 지속으로 보험사들은 자산운용에 있어 고전을 거듭하고 있었다”면서 “금리인상은 보험사 자산운용에 숨통을 틔워줄 것으로 보이나 부정적 요소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채권가치 하락이 일부 보험사의 자본적정성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라며 “실제로 일부 보험사의 경우 RBC비율이 금감원 권고치를 밑돌아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어 사전 조치가 시급한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 가계부채 부담 계약해지 증가로 이어질 수도
미국이 예상보다 빠르게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 역시 외자 이탈 방어 차원에서 금리인상이 예상되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조치가 보험계약 대량 해지를 야기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이다. 금리인상에 따른 가계부채 부담으로 보험계약을 해지하는 경우가 증가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전용식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달 15일 “해약금액 증가는 보험사의 자기자본이익률과 반대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으로 나타나 금리상승이 보험사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라고 밝힌 바 있다.

최근 경기침체와 가계경제 악화 등의 이유로 보험업계 계약 해지 건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금리인상과 이에 따른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은 보험계약의 자발적‧비자발적 해지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다.

보험사 관계자는 “이미 가계부채 악화로 보험업계의 계약 해지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라며 “미국발 금리인상 기조는 이를 더욱 부채질할 가능성이 큰 만큼 계약 관리에 힘을 쏟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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