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보험료 인하 여파…삼성·DB손보·메리츠 등 3개사 그칠듯

[보험매일=이흔 기자] 지난해 자동차보험의 손해율이 전년보다 크게 개선됐으나 흑자를 보는 손해보험사는 예상보다 많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손해보험사 8개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평균 82.6%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말 87.3%보다 4.7%포인트(p)나 개선됐다.

손해율은 고객으로부터 받은 보험료 대비 고객에게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로, 적정 손해율인 77∼78%보다 높으면 자동차보험에서 적자를, 그보다 낮으면 흑자를 봤음을 뜻한다.

회사별로 보면 메리츠화재가 78.2%로 가장 낮았고, 현대해상(79.6%), 삼성화재(80.3%), DB손해보험(80.6%), KB손해보험(80.7%) 등의 순이었다.

전년 대비로 모든 보험사가 손해율이 떨어졌다. 롯데손해보험은 2016년 말 100.8%에서 지난해 말 86.9%로 1년 사이 13.9%p나 내려 개선 정도가 가장 컸다.

손해율만 놓고 보면 메리츠화재에서 KB손보까지 5개사가 흑자를 낼 수 있는 수준의 보험사다.

하지만 현대해상과 KB손보는 사업비 비중이 높아 자동차보험에서 이익을 보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지난해 자동차보험에서 흑자를 기록할 보험사는 메리츠, 삼성화재, DB손보 등 3개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메리츠화재는 사상 첫 흑자이고, 삼성화재는 전년에 이어 2년 연속 흑자, DB손보는 2008년 이후 9년 만의 흑자다.

3개사 자동차보험에서 이익을 내는 것은 손보업계에서 이례적인 일이지만 지난해 상반기 손해율 개선 추세를 고려했을 때에는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지난해 1분기와 2분기에는 손해보험사 11개사 중 자동차보험에서 흑자를 기록한 보험사가 6∼7개사에 달했다.

외제차량 렌트비 현실화, 경미 손상 수리비 지급기준 신설 등 전년의 제도 개선 효과가 본격적으로 반영된 덕에 업계 전반적으로 자동차보험의 영업 여건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7월 집중호우에 따른 침수피해로 보험금 지출이 늘고 8월에는 일제히 보험료가 인하됨에 따라 손해율이 다시 악화 추세로 돌아섰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 보험료 인하의 효과가 올 상반기까지 이어져 손해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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