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사노조 승환계약 의심 사례 제보 쇄도

 

[보험매일=방영석 기자] 사측과 강제 해촉 여부를 놓고 대치중인 현대라이프생명 설계사들이 타 조직 설계사들의 승환계약 시도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현대라이프생명 설계사노동조합에는 최근 타 설계사들이 해촉 설계사들의 고객에게 접근해 보험계약을 감액하거나 상품변경을 권유한 피해 사례가 잇따라 접수되고 있다.

설계사노조는 설계사들을 대상으로 승환계약이 의심되는 피해 사례를 접수하고 있으며 조만간 노조 차원에서 승환계약을 유발한 조직 및 설계사를 특정해 공동 대응할 예정이다.

◇ 벼룩의 간을 빼먹지...승환계약 피해 신고 잇따라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현대라이프생명 설계사노조에 타 설계사들의 승환계약으로 피해를 보고 있다는 설계사들의 신고가 이어지고 있다.

현대라이프생명의 악화된 영업실적을 근거로 설계사들이 모집한 계약자에게 보험료 감액이나 상품변경을 권유한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노조에 접수된 승환계약 의심 사례들은 주로 현대라이프생명의 보험계약 관리 역량 부족을 지적하며 보험료를 감액해 타 상품에 가입하도록 하는 방식이 주를 이루고 있다.

또한 단순 보험료 감액에 그치지 않고 기존 계약을 해약하고 신규 계약으로 갈아탈 것을 유도한 피해사례 역시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업계와 설계사들은 이 같은 현상이 영업 적자가 누적된 현대라이프생명이 대면판매 채널에서 철수하면서 나타났다고 보고 있다.

설계사 대다수가 해촉된 현대라이프생명의 고객 관리 역량이 급감하면서 설계사들이 모집했던 계약이 승환계약을 시도하는 타 설계사들에게 손쉬운 먹잇감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승환계약 의혹은 조사 결과에 따라 현대라이프생명과 설계사노조 사이의 진실공방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설계사노조는 현대라이프생명이 기존 설계사들이 모집했던 계약을 현 설계사조직인 블루FP에 이전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승환계약을 시도하고 있다는 의구심을 품고 있다.

사측이 해촉 설계사들이 모집했던 고객정보(DB)를 블루FP에 제공하고 있는 만큼 동일한 정보를 지닌 블루FP 소속 설계사들이 승환계약을 시도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고객 의뢰로 기존 계약의 보장범위나 보험료 수준을 비교하는 보험 리모델링 서비스 자체에는 문제가 없지만 무분별한 승환계약 유발 행위는 보험업법 위반행위다”며 “현대라이프생명 설계사들의 계약이 승환계약을 시도하는 설계사들의 주요 목표가 된다면 결국 불필요하게 피해를 입는 소비자들이 발생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설계사노조 현황 파악 뒤 공동대응 예고
설계사노조는 승환계약이 의심되는 보험계약 변경으로 피해를 입은 소속 설계사들의 제보를 접수‧분석함으로써 대규모 승환계약이 발생했는지 유무와 유발 조직을 특정하고 있다.

설계사노조는 자체 분석을 통해 현대라이프생명 설계사들을 대상으로 조직적인 승환계약을 시도한 조직이 특정된 이후에는 설계사들의 권익 보호를 목표로 전면에 나설 예정이다.

보험업법은 고객의 자발적인 동의 없이 이뤄진 승환계약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을 뿐 아니라 수당을 노린 설계사들의 부족한 설명으로 승환계약이 불완전판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를 고려할 때 설계사노조의 조사 결과에 따라 노조의 대응 수위 역시 금융감독원 민원접수는 물론 대규모 집회 시위 등으로 높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설계사노조 관계자는 “최근 현대라이프생명의 경영 악화를 빌미로 타 설계사들이 기존 계약자에게 현재 계약이 부실하니 계약을 갈아탈 것을 권유했다는 노조원들의 제보가 이어지고 있다”며 “노조원을 대상으로 승환계약이 의심되는 계약 이전 사례들을 취합해 조사하고 있으며 결과가 나온 이후 노조 차원에서 강력한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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