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료 인상 효과 한계 봉착…보험료 추가 인하는 역부족

[보험매일=방영석 기자] 손해보험업계가 안정세에 접어든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올해 들어 다시 악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손보사들이 재작년 자동차 보험료를 일제히 인상한 효과로 작년 손해율이 개선됐지만, 높아진 보험료 인하 여론에 연이어 보험료를 낮추면서 최근 손해율 악화가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손보업계는 정부가 단기적인 영업 실적이 아닌 자동차보험 적자의 근본 원인을 따져본 뒤 보험료 인상과 인하를 합리적으로 결정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 대형4사 자동차보험 손해율 80% 중반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 제도개선과 보험료 인상 효과로 19년 만에 자동차보험 영업 흑자를 넘보고 있는 손보업계의 속앓이가 깊어지고 있다.

재작년 손보사들이 단행했던 보험료 인상이 손해율 개선에 미치는 효과가 조만간 한계에 다다를 것으로 판단되고 있기 때문이다.

손보업계는 재작년 정부와 금융당국의 보험가격 산정 자율화 기조를 타고 일제히 자동차 보험료를 높였다.

10년 가까운 시간동안 적정 손해율(77%)를 훌쩍 상회하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보험료 인상 이후 작년까지 70% 수준으로 개선됐다.

손보사 당기순이익 개선의 가장 큰 걸림돌이던 자동차보험의 대규모 영업적자 역시 개선된 손해율에 힘입어 작년 3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그러나 손보사들은 보험료 인상을 그리 오래 유지하지 못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 개선과 투자영업이익 개선에 힘입어 손보업계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면서 보험료 인하 요구가 거세졌기 때문이다.

손보업계는 이 같은 보험료 인하 압박을 버티지 못하고 결국 삼성화재를 시작으로 줄줄히 보험료를 인하했다.

재작년 이뤄진 보험료 인상 효과가 손해율 개선에 미치는 영향이 끝나가는 시점에서 손보업계가 작년 인하했던 보험료로 손해율이 악화될 것을 고민하는 이유다.

실제로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동부화재와 KB손보 등 대형 손보사는 자동차 보험료를 인하한 작년 상반기 이후 70%대의 양호한 손해율 수치가 9월에는 81.8%까지 높아졌다.

이는 손해율 개선세가 뚜렷했던 전년 동기 77%와 비교해 4.8%포인트 증가한 수치로 안정세에 접어들었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불과 1년 사이 적정 손해율(77%)을 넘어선 상태다.

사고율이 낮은 우량고객을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는 대형 4사의 손해율이 적정 손해율을 넘어선 점을 감안할 때 중소형사의 손해율은 상대적으로 더욱 큰 폭으로 치솟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작년에는 한파와 폭설이 이어지면서 사고율이 급증했으며 이는 손해율 악화에 시달리는 손보업계에 더욱 큰 어려움을 안길 것으로 전망된다.

◇ “자동차보험 손해율 개선 장기적 안목으로 접근해야”
손보업계는 정부가 자동차보험 영업적자 현황에 기반해 보험료 인상과 인하 수준을 판단해 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10년 넘게 쌓여왔던 자동차보험 영업 적자를 1~2년간의 흑자로 상쇄할 수 없는데다 어렵사리 인상했던 보험료도 채 1년을 유지하지 못하고 예전 수준으로 인하됐다는 설명이다.

손보업계는 자동차보험 영업적자를 장기보험 수익으로 해결하고 있는 기형적인 영업 구조를 개편할 경우 보험사의 재무건전성 개선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보험료 변동이 국민 대다수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보험사는 보험료를 쉽사리 변경하지 못하게 됐다”며 “어렵사리 인상했던 보험료의 손해율 개선 효과는 끝을 보이고 있고 불과 1년 만에 다시 인하했던 보험료는 악화된 손해율로 돌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어느 순간 보험사는 자동차보험 영업 적자를 투자영업 이익으로 해결할 것을 당연하게 요구받아 왔지만 이는 근본적으로 잘못된 행태다”며 “적정 수준의 손해율에 따라 적정 가격을 책정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보험료를 안정시키고 국민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정공법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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