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45세, 여성은 50세 전후 건강관리해야"

[보험매일=이흔 기자] 건강검진에서 고혈압이나 당뇨병 전단계로 판정받은 성인 10명 중 3명은 10년 이내에 해당 질병이나 합병증을 겪게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만성질환을 예방하려면 남성은 40대 중반, 여성은 45∼55세부터 집중적으로 건강관리에 나서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9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간한 '질병 전 단계 수검자의 사후관리 강화를 위한 자가건강관리 활성화 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6∼2007년 건강검진을 받은 사람 가운데 과거 고혈압, 심장병, 뇌졸중, 당뇨병, 암 등의 병력이 없었던 성인은 총 567만명이었다.

이들을 만성질환 핵심 인자인 혈압과 혈당 수치로 구분해보면 둘다 정상인 사람은 41.0%, 고혈압 전단계는 41.6%, 당뇨 전단계는 17.4%였다.

 혈압은 수축기 혈압이 80∼119mmHg일 때 정상이다. 수축기혈압이 120∼139mmHg이거나 확장기 혈압이 80∼89mmHg이면 고혈압 전단계, 수축기 혈압 140mmHg 이상 또는 이완기 혈압 90mmHg 이상이면 고혈압으로 본다.

혈당은 공복혈당이 60~99㎎/㎗이면 정상, 100~125㎎/㎗이면 당뇨병 전단계, 125㎎/㎗ 이상이면 당뇨병으로 진단한다.

이들 567만명의 건강상태를 2015년까지 약 10년 추적한 결과 고혈압, 당뇨병, 고혈압과 당뇨병을 함께 지니는 복합질환, 관련 합병증으로 이환된 사람은 25.6%였다.

정상군에서는 이들 질병으로의 이환율이 17.2%로 낮았지만 전단계군에서는 31.3%로 2배 가까이 높았다.

특히 당뇨병 전단계군은 10년 이내에 질병으로 진행할 확률이 37.0%로 고혈압 전단계군의 28.9%에 비해 크게 높았다.

질병으로 이환된 집단은 이환 전부터 체질량 지수가 정상범위를 벗어난 과체중이었다. 흡연자일수록, 연령이 높을수록, 운동이 부족할수록, 총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을수록 10년 이내 병을 얻을 가능성이 컸다.

전단계군이 질병군으로 이환되기까지 약 5년이 걸렸다. 이때 지출한 연평균 진료비는 고혈압·당뇨 이환군은 42만원, 합병증 이환군은 160만원으로 정상군보다 한해 10∼50만원 더 지출했다.

보고서는 "이미 증상이 생긴 질환자의 치료를 지원하는 현행 보건의료체계로는 급증하는 만성질환을 관리할 수 없다"면서 "질병 전단계군에게 강화된 금연 상담 및 교육, 운동처방, 식습관 개선 등의 서비스가 개입된다면 만성질환자와 진료비를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한편, 만성질환이 시작되는 나이는 남녀별로 차이가 있었다.

2015년 건강검진 수검자 1천236만명을 분석한 결과, 혈압·혈당 정상군의 남녀 평균 연령은 43.3세로 동일했으나 질병 전단계 및 질병군에서는 여성의 연령이 모두 높았다. 남성이 더 이른 나이에 만성질환을 겪게 된다는 뜻이다.

고혈압 전단계군의 평균 연령은 남성이 45.1세, 여성이 50.2세로 5.1세가량 차이가 났다. 고혈압과 당뇨병을 모두 지닌 복합질환군은 남성 56.0세, 여성 62.8세로 6.4세 차이였다.

보고서는 "질병에 대한 사전 예방 시기를 남성은 40대 중반, 여성은 폐경기 연령대(45∼55세)로 선택해 집중적으로 관리한다면 만성질환으로의 이환을 선제적으로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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