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사노조 2차 진정서 공정위 제소…노동계 연대 투쟁 한 목소리

 

[보험매일=방영석 기자] 보험설계사와 보험사 사이의 불공정한 위촉계약의 시정을 요구하는 설계사단체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전국보험설계사노동조합 현대라이프지부는 27일 공정거래위원회를 방문해 국장급 실무자와 면담을 진행하고 설계사를 대량 해촉한 현대라이프생명을 규탄하는 2차 진정서를 제출한다.

한국보험설계사협회 또한 설계사노조와 연대투쟁을 결정하고 현대라이프생명 대표이사 면담을 신청, 위촉계약의 불공정함을 성토하는 설계사들의 목소리가 사회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 설계사노조 공정위 2차 방문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전국보험설계사노동조합 현대라이프지부는 27일 공정거래위원회를 방문해 국장급 실무자와 면담을 진행한다.

설계사노조는 이 자리에서 공정위에 설계사를 대량 해촉한 현대라이프생명을 규탄하는 2차 진정서를 제출하고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의 면담 일정을 잡을 예정이다.

설계사노조의 2차 진정서는 지난 11월 설계사노조가 제출했던 내용을 변호사 자문을 거쳐 수정‧보완한 것이다.

현대라이프생명은 경영이 악화되자 설계사의 보험판매 수수료를 최대 50%까지 삭감했으며 이 과정에서 2,000여명에 달하던 설계사의 90%에 달하는 1,800여명이 해촉된 상태다.

보험업계는 공정위가 설계사 위촉계약을 위계질서에 의한 불공정 계약 행위로 판단할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공정위가 위촉계약서를 근거로 잔여수수료 미지급과 대량 해촉을 결정했던 현대라이프생명에 제동을 걸 경우 동일한 계약서를 활용하고 있는 타 보험사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인구고령화와 IFRS17 도입 등으로 재무건전성 부담이 커진 보험사들은 유상증자에 난항을 겪으면서 잇달아 인력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개인 사업자로 분류돼 노동권 사각지대에 위치해 있던 설계사들에 대한 보험사의 ‘갑질’ 논란이 현대라이프생명을 기점으로 보험업계 전방위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보험설계사노조 관계자는 “지난 11월 공정위에 제출했던 현대라이프생명의 부당 노동행위 진정서를 변호사 자문을 통해 구체화했으며 공정위 실무자와의 면담 과정에서 이를 전달할 예정이다”며 “금속노조와 연대투쟁을 진행하고 있으며 천막농성장을 방문한 박원순 서울시장 또한 서울시 차원에서 보험설계사의 노동자성을 확인해 줄 것을 약속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 ‘모래알’ 설계사 현대라이프 사태 해결위해 똘똘 뭉쳤다
산재되어 있던 설계사단체들 또한 현대라이프생명 해촉 사태를 계기로 정부와 보험업계에 한 목소리로 위촉계약서 시정을 요구하고 있다.

설계사들은 40만에 달하는 숫자에도 불구하고 업무 특성으로 이해관계가 복잡했으며 설계사 전체를 대변할 단체가 마련되기 어려웠다.

그러나 보험사가 위촉계약서에 근거해 설계사들을 대량 해촉하면서 이 같은 상황은 급변했다. 동일한 문제를 안고 있는 설계사들이 집단행동에 나설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한국보험설계사협회는 22일 현대라이프생명에 일방적인 설계사 해촉을 항의하고 대표이사 면담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하며 설계사노조와의 연대 투쟁에 나섰다.

보험설계사협회는 공문을 통해 ▲일방적인 신계약 수수료율 변경 ▲잔여수당 미지급 ▲점포 폐쇄 및 설계사 대량 해촉이 현대라이프생명의 갑질 영업이라는 입장을 명확히 밝혔다.

보험설계사협회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사측의 책임감 있는 답변을 요구하며 1월 3일까지 현대라이프생명 대표이사와의 면담을 요청한 상태다.

보험설계사협회 관계자는 “현대라이프생명의 행보는 보험설계사에 대한 보험사의 갑질 영업이자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할 문제점”이라며 “현대라이프생명이 대표이사 면담을 거부하거나 대책을 마련하지 않을 경우 설계사노조 및 시민단체와 연대해 사측을 규탄하는 집회를 개최하는 등 실력행사에 나설 예정이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보험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