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사 인지 없이 가계약설정...해당 보험사 “현행법상 문제 없어”

 

[보험매일=방영석 기자] 메리츠화재가 보험설계사의 동의 없이 설계사가 관리하는 고객 개인정보를 활용해 가계약을 설정한 뒤 일방적으로 통보하면서 설계사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설계사들은 메리츠화재가 GA 설계사의 동의 없이 코드를 활용해 개인정보를 열람한 뒤 이를 배경으로 가계약을 설정하면서 매출 확대를 위해 불완전판매를 조장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반면 메리츠화재는 현행 법규상 고객의 기초 개인정보는 설계사나 고객의 동의 없이 활용할 수 있다고 해명했으며 설계사에게 사전 통보가 미흡한 측면이 있었다고 인정, 이를 시정하겠다 밝혔다.

◇ 메리츠화재 고객 개인정보 남용 ‘구설수’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는 최근 고객 개인정보를 과도하게 활용해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다는 구설수에 휘말렸다.

메리츠화재는 연말을 앞둔 12월에 자사 치아보험 고객 확보를 목표로 치아보험 가계약을 설정한 뒤 이를 메리츠화재 전속 설계사 및 제휴 GA 설계사에게 전달하고 판매를 독려했다.

문제는 일부 설계사들이 메리츠화재의 보험 가계약 설정에 대해 사전 설명을 듣지 못하고 이에 동의하지도 않았다는 점이다.

설계사들은 메리츠화재가 설계사 동의 없이 설계사 코드를 활용해 기존 고객의 개인정보를 확인한 뒤 치아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은 고객의 치아보험 가계약을 설정했다고 입을 모았다.

설계사 코드를 무단으로 도용해 설계사가 관리하는 고객의 개인정보를 멋대로 가계약에 활용한 것은 연말 실적 향상을 위한 메리츠화재의 지나친 처사라는 주장이다.

실제로 메리츠화재가 가계약을 설계한 내역에는 기존 메리츠화재 고객의 이름과 생년월일, 만기 시점과 보험료가 공개되어 있는 상황이다.

개인정보보호법은 정보 활용을 동의한 개인정보를 보험사가 활용하는 과정에서 업무상 연관성이 있는 단순 전달일 경우에는 업무위탁으로 간주, 고객 동의 없이 활용을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보험사가 설계사에게 개인정보 활용을 동의한 고객의 정보를 보험사의 이익을 위해 활용할 경우에는 제3자 정보 제공에 해당된다.

이 경우 보험사는 고객에게 사전에 개인정보 활용 내역을 통보하고 동의를 구해야 하며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도용할 경우 5년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 받는다.

◇ “업무 소통 미흡으로 인한 해프닝”
메리츠화재는 일선 영업 현장의 반발에 대해 업무 소통 과정에서 정보 전달이 미흡한 측면이 있었으나 위법한 행위를 행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원수사인 메리츠화재는 설계사 동의 없이 자사 고객 정보를 열람할 수 있으며 가계약 설정에 활용한 개인정보도 이름과 생년월일 등 고객 동의 없이 활용 가능한 단순 정보라는 설명이다.

메리츠화재는 설계사들의 영업력 향상을 지원하기 위해 연말 치아보험 계약을 가설계해 설계사에게 제공했을 뿐 이는 약관상 구속력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고객 성명과 생년월일만으로는 구속력을 지닌 보험 계약을 설계할 수 없으며 이는 어디까지나 설계사들의 실제 계약 체결 절차를 줄이기 위한 영업지원 전략의 일환일 뿐이라는 것이다.

다만 메리츠화재는 치아보험 계약을 가설계하고 이를 설계사에게 전달하는 과정에서 일선 설계사들에게 해당 내용을 사전에 설명하지 못한 사례가 존재한다는 점은 인정했다.

메리츠화재는 자사 마케팅 부서를 통해 미흡했던 설계사 사전 설명 절차를 강화하고 가계약 설정과 관련된 논란 진화에 나설 예정이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연말을 맞이해 소속 설계사들의 영업을 지원하기 위해 자사 고객 중 치아보험 미가입자에 한해 가계약을 설정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단순 정보를 활용한 계약으로 구속력이 없다”며 “보험다모아에 가명과 생년월일을 입력할 경우 도출되는 수준의 계약정보로 이는 현행법상 메리츠화재가 적법하게 활용할 수 있는 정보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일부 영업 설계사에게 고객 정보를 활용해 가계약을 설정하겠다는 사전 공지가 전달돼지 못했고 이로 인해 일부 설계사들의 불만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며 “설계사들의 지적 역시 충분히 공감할 수 있으며 마케팅 부서를 통해 영엽현장과의 사이에서 발생했던 미흡했던 의사소통 문제를 해결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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