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마진‧자본 확충 부담 완화…RBC비율 부담 커진 보험사 ‘울상’

 

[보험매일=방영석 기자] 한국은행이 약 6년 반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보험업계의 희비가 교차했다.

대다수 보험사들은 기준금리인상에 따른 운용자산이익률의 개선으로 과거 판매했던 확정금리 상품에서 발생하던 역마진과 자본 확충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저금리 장기화에 대응하기 위해 만기보유증권을 매각가능증권으로 변경했던 일부 중소형사의 경우 RBC비율 악화가 예상돼 재무건전성 확보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다.

◇ 수익성 개선 고군분투 보험업계 금리인상 ‘단비’
30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운용자산수익률 및 수익성 개선에 대한 보험업계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이날 개최한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1.5%로 인상했으며, 이자율이 상승하며 보험사들의 투자수익 역시 늘어날 것으로 분석된다.

시중 금리와 연동된 보험사의 운용자산수익률이 금리인상으로 상승함에 따라 보험사 운용자산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만기보유채권의 매수금리 역시 동반 상승하기 때문이다.

통상 채권을 만기까지 보유하는 보험업계 자산운용에 있어 채권금리가 높아진다는 것은 결국 보험사의 자산운용이익률의 개선을 의미한다.

보험업계는 저금리가 장기화되면서 작년 기준 보유 보험계약 당시 금리와 자산운용이익률에서 1%포인트의 금리 역마진이 발생하고 있었던 상황이다.

특히 이번 금리인상은 과거 판매했던 확정 고금리 상품에서 발생했던 역마진 부담에 시달려온 생명보험업계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일정 비율 이상 금리가 인상될 경우 생보사들이 적립해야하는 연말 보증준비금이 소멸되고 고금리 확정형 부채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자연스레 매년 확정 고금리 상품 역마진에 대비해 막대한 준비금을 적립해야 했던 생보사들의 자본 확충 부담은 줄어들고 연말실적 개선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분석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리인상은 보험사의 운용자산수익률을 높이고 이는 보험사의 수익성 개선을 견인할 것”이라며 “5%이상 확정이율 상품을 다수 판매했던 생보사들이 금리인상의 최대 수혜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 일부 중소형사 RBC타격 ‘속앓이’
반면 저금리에 대응해 만기도래증권을 매각가능증권으로 전환했던 일부 중소형사의 경우 금리 인상으로 채권평가 이익이 줄어들면서 RBC비율 관리에 적신호가 켜졌다.

저금리가 계속되며 채권평가 이익을 높이기 위해 선제적으로 채권을 재분류한 보험사들이 이번 금리인상으로 당초 계획과 달리 자기자본이 도리어 줄게 된 것이다.

금리인상으로 매도가능 채권평가 손실이 확대된 중소형사들은 줄어든 자기자본으로 RBC비율이 하락하고 향후 3년간 재무건전성에도 악영향을 받게 된다.

실제로 작년 채권 재분류를 마친 현대라이프생명과 동부생명, 한화손보 등 중소형사들은 3년간 새로 매입하는 채권도 모두 매도가능증권으로 분류해야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IFRS17 도입에 대비해 자본 확충이 시급한 해당 중소형사들은 금리인상으로 인한 추가 자금 수혈을 고민해야 하는 어려움에 직면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일부 중소형사는 저금리가 지속되면서 자본 확충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채권 재분류를 했지만 금리가 인상되면서 오히려 추가 자금 수혈을 걱정해야하는 상황에 처했다”며 “RBC비율이 낮은 일부 보험사의 고민이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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