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억원 규모 후순위채‧신종자본증권 발행…RBC비율 160% 수준 회복 전망

 

[보험매일=방영석 기자] 현대라이프생명이 위험 순위에 다다른 RBC비율 회복과 경영정상화를 목표로 1,000억원대 규모의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선다.

현대라이프생명은 6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와 4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RBC비율을 금융감독원 권고치 이상인 160% 수준으로 회복시킬 계획이다.

구조조정과 노사갈등, 미뤄지는 자본 확충으로 인해 수렁에 빠졌던 현대라이프생명은 이번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급한 불을 끄는데 성공했다.

◇ 현대라이프 긴급이사회 개최…대주주 현대커미셜 우선 매입
2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라이프생명은 이날 개최한 긴급이사회에서 총 1,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결정했다.

현대라이프생명은 후순위채를 통해 600억원의 자금을 수혈할 예정이며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400억원 규모의 자금 확충에 나선다.

현대라이프생명이 발행한 후순위채권과 신종자본증권은 대주주 계열사인 현대커머셜이 전액 매입할 예정이다.

1,000억원 규모의 자본 확충에 성공할 경우 현대라이프생명의 RBC비율은 3분기 현재 148%에서 금감원 권고치인 150%를 10%포인트 상회하는 160% 수준까지 개선된다.

현대라이프생명의 이번 자본 확충 방안은 경영부실로 대주주의 유상증자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졌다는 판단아래 내려진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현대라이프생명의 대주주 현대차그룹 및 2대주주 푸본생명이 5,000억원대 규모의 유상증자에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우회 자본 확충 방안 모색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현대라이프생명은 지난 5년간 대주주로부터 4,200억원의 자금을 수혈 받았음에도 경영과 마케팅, 자산운용 등 전 경영지표에서 부진한 결과를 반복해 보였다.

현대라이프생명은 올해 상반기에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에서 각각 74억원과 90억원의 손실을 기록하는 등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후순위채권은 발행 기관이 파산할 때 다른 채권에 비해 나중에 변제받는 채권으로 자기자본의 50%에 해당하는 액수까지 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신종자본증권은 주식과 채권의 성격을 가진 금융상품으로 재무제표상 자본으로 인정되기 때문에 자본 확충이 시급한 보험사들의 발행이 이어지고 있다.

◇ 시장흥행 결과 ‘촉각’
생보업계는 오는 2021년 도입되는 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 규제 또한 현대라이프생명의 다급한 자본 확충 결정의 배경으로 판단하고 있다.

부채의 시가평가를 골자로 하는 IFRS17 및 신지급여력제도 도입 시 보험사의 부채는 증가하며 자연스럽게 RBC비율 역시 감소하게 된다.

대주주 유상증자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현대라이프생명 경영진들은 RBC비율 100% 미만 회사에 가해지는 금융위의 적정 시정 조치를 의식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란 분석이다.

현대라이프생명 정태영 기타비상무이사의 경우 금융위 제재가 결정되면 현대라이프생명은 물론 겸직하고 있는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 현대커미셜의 임원 자격까지 잃게 된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현대라이프생명은 대규모 희망퇴직과 점포 통폐합, 사실상의 설계사채널 포기 등 재무건전성 개선을 위해 강도 높은 자구책을 시행해 왔지만 반복된 경영실패로 대주주의 유상증자는 불투명한 상황이었다”며 “당장 RBC비율 회복이 시급한 현대라이프생명으로써는 이번에 발행하는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으로 한숨 돌리는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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