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생보사 인수 의사 높지만 마땅한 매물 없어…ING생명 최대어

 

[보험매일=방영석 기자] 생명보험업계의 인수합병(M&A) 시장이 인수사의 요구조건을 충족하는 매물 부족으로 얼어 붙어있다.

일부 보험사들이 생명보험사 인수 의사를 드러냈지만 현재 시장에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있는 생보사들은 실적 악화로 인한 누적 적자로 인수할 경우 재무 부담이 지나치게 크다.

생보업계는 탄탄한 재무구조와 영업력을 갖춘 ING생명이 향후 인수합병 시장의 최대 매물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구매자는 있는데…매물 부족 딜레마에 ‘찬바람’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지주 보험사들이 영업력 및 수익성 강화를 목표로 타 생보사 인수를 고려하고 있지만 생보업계는 실제 인수 합병이 이뤄질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

생명보험 인수합병 시장은 일부 금융지주 계열 생보사들이 주요 인수사로 매각 이슈를 이끌고 있다.

KB생명의 경우 KB금융지주 윤종규 회장이 직접 생보사 인수를 통해 영업력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인수 합병 가능성이 가장 높은 생보사로 꼽힌다.

은행부분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하나금융‧신한금융지주 또한 생보사를 인수해 비은행 경쟁력을 강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실제 생보사 인수합병 시장에서는 인수사들의 움직임이 포착되지 않고 있다. 현재 매각 가능성이 높은 생보사 대다수가 장기간의 경영악화로 축적된 적자 금액이 상당히 크기 때문이다.

특히 생보업계는 인수사가 해당 보험사들을 합병한 이후에도 IFRS17 도입 등에 대비해 추가 자금 지원을 해야 하는 만큼 실제 매각이 이뤄질 가능성이 더욱 낮다고 판단하고 있다.

실제로 생보업계에서 시장에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가장 높은 생보사로 꼽히는 현대라이프생명 및 KDB생명은 인수시 대규모 자본 확충이 절실하다.

현대라이프생명은 출범 이후 대주주로부터 5년간 4,200억원의 자금을 수혈 받았지만 실적이 도리어 나빠지면서 5,000억원에 달하는 유상증자가 필요하다.

KDB생명 또한 대주주인 산업은행이 최근 5,000억원 유상증자 안을 거부하면서 상반기 기준 128.04%에 불과한 RBC비율을 개선할 자체 대책을 모색해야 하는 어려움에 직면해있다.

◇ ING생명 매각 가능성 가장 높아
반면 ING생명은 양호한 실적과 판매조직, 우수한 재무건전성을 보유하고 있어 매각 가능성이 존재하는 생보사 중 가장 우량한 매물로 거론되고 있다.

ING생명의 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인수 금액의 차이로 작년 한차례 매각에 실패했지만 사모펀드 특성상 회사가치 상승 이후 재매각을 시도할 것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실제로 ING생명은 올해 3분기 누적 3,53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6.3% 증가하는 등 순조롭게 경영지표를 개선하고 있다.

또한 5,284명의 설계사와 101개에 달하는 영업점포를 보유하고 있어 판매채널 확대를 원하는 인수사에게 타 생보사 매물에 비해 높은 평가를 받을 것으로 분석된다.

생보업계 최고 수준인 500% 이상의 지급여력비율(RBC)은 매물로써 ING생명이 보유한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 IFRS17 도입이후에도 인수사가 추가로 재무적 부담을 질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현재 시장에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높은 생보사들은 장기간의 실적 악화로 적자가 쌓여있고 인수하더라도 재무건전성 강화를 위해 추가로 자금이 필요하다”며 “최근 생보사들이 IFRS17 및 신지급여력제도 도입에 따른 재무건전성 강화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매각이 이뤄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장기적으로는 생보업계 인수합병 시장에서 향후 ING생명이 최대어가 될 확률이 높다”며 “MBK파트너스가 원하는 ING생명의 매각금액이 변수가 될 수 있겠으나 합병을 원하는 인수사들의 경쟁이 과열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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