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G손보 자본확충 논의 임시이사회 연기…현대라이프·KDB생명도 결론 안나

[보험매일=이흔 기자] 자본 적정성에 문제가 생긴 중소 보험회사들이 대주주로부터 '수혈'을 받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다.

자본확충을 요청한 지 길게는 일년이 다 돼 가지만 대주주로부터 여전히 확답을 듣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MG손해보험의 대주주 격인 새마을금고중앙회의 유상증자 결정이 또다시 미뤄졌다.

당초 새마을금고중앙회가 9월 이사회 때 유상증자에 대한 입장을 정할 것으로 관측됐으나 컨설팅 결과만 보고받고 10월에 임시이사회를 열어 유상증자 여부를 결론지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난달 국회 국정감사가 진행되고 유상증자 규모에 대한 내부 논의가 마무리되지 않아 임시이사회가 열리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MG손보 지분 93.93%를 소유한 사모펀드 '자베즈제2호유한회사'의 주요 재무적 투자자로 사실상 대주주이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MG손보의 자본확충 요구에 지난 8월 안진회계법인, 법무법인 태평양, 보험개발원에 의뢰해 MG손보에 대한 컨설팅을 진행했다.

컨설팅 결과 MG손보의 회사 가치가 5천500억원 수준으로 평가돼 유상증자할 수 있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인수금액 1천800억원을 포함해 MG손보에 모두 4천300억원을 투입했다. MG손보가 요청한 대로 1천억원을 증자하더라도 총 투입금액이 회사 가치를 밑돈다.

MG손보의 지급여력(RBC)비율은 6월 말 현재 121.36%로, 금융당국의 권고기준(150%)을 밑돈다.

RBC비율은 일시에 보험금 청구가 들어올 경우 보험회사가 이를 지급할 수 있는 자본이 있는지를 가늠하는 지표다.

RBC비율이 낮으면 고객이 보험계약을 꺼릴 수 있어 보험회사가 영업에 애를 먹을 수 있다. MG손보가 자본확충에 목을 매는 이유다.

MG손보 관계자는 "늦어도 이달 중순에는 이사회가 열려 결론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대라이프생명보험도 대주주인 현대차그룹의 유상증자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자본확충의 필요성을 이야기한 것은 지난 6월이다.

현대라이프는 대주주의 '수혈'을 위해 전 직원의 3분의1을 희망퇴직으로 내보내고 점포 수를 기존 75개에서 10여개로 통폐합하는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현대차그룹이 그동안 현대라이프에 쏟아부은 자금을 고려하면 추가적인 유상증자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2012년 2천400억원에 인수하고서 해외투자 유치, 유상증자 등을 통해 4천200억원을 추가 투입했다. 업계에서는 현대라이프가 5천억원 이상 자본확충이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라이프 관계자는 "대주주가 유상증자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다"며 "증자 시기와 규모를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부터 논의가 시작된 KDB생명의 유상증자 방안도 아직 갈피가 잡히지 않았다.

KDB생명은 지난해 말부터 3분기 연속 RBC 비율이 120%대로 자본 적정성이 최악의 상황이다.

KDB생명은 7∼8월 희망퇴직으로 230여명을 내보내고 190여개 점포를 99개로 줄이고서 대주주인 산업은행에 5천억원 유상증자를 요청했다.

이에 다양한 자본확충 방안을 검토하던 산업은행은 고통분담을 포함한 자본확충 방안을 마련해 오라고 KDB생명에 요구했다. 새로 취임한 이동걸 회장의 지시였다.

KDB생명이 다음주 중으로 수정안을 낼 예정이어서 산업은행이 어떤 결론을 내릴지 주목된다.

KDB생명의 유상증자는 매각과 얽혀 있어 산업은행으로서는 결정을 계속 미룰 수 없기도 하다. KDB생명을 매각하려면 '매물'로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게 적정 수준의 자본 적정성을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산업은행은 KDB칸서스밸류유한회사(60.3%)와 KDB칸서스밸류사모펀드(24.7%)를 통해 KDB생명의 지분 85%를 보유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이 지분을 세 차례 매각하려다 실패하고서 올해 두 펀드의 만기를 내년 2월로 연장한 상태다.

KDB생명 관계자는 "대주주가 유상증자를 언제, 얼마나 할지 알 수 없다"며 "계속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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