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 종사자도 가입 보험 잘 몰라…해당 제도 자문기구 설치 요구

[보험매일=임성민 기자] 7월부터 시범운영 중인 완전판매모니터링 실효성 제고방안의 효용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석 달간의 시범운영을 거쳐 다음 달 실제로 도입되는 완전판매 모니터링 실효성 제고방안은 그동안 보험계약의 모니터링 시 단답형으로 진행되던 단답형과 선택형으로 개방하는 것이다.

하지만 보험업계는 보험상품을 처음 접하는 고객이 계약 이후 며칠이 지나고 이뤄지는 모니터링에서 주관식, 보장 개시일 등 수치나 유도질문 등에서 정확한 답변을 할 가능성이 낮다는 것을 문제로 제기하고 있다.

◇ 시범운영 결과, 보험업계 “효용성 글쎄”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이 소비자 보호를 목적으로 강화해 ‘완전판매모니터링 실효성 제고방안’의 효용성이 문제시 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 7월 보험계약 체결 이후 설계사가 보험계약자에게 가입한 보험의 내용을 확인하는 ‘완전판매모니터링’이 형식적으로 이뤄진다고 판단해 기존 단답형 질문을 단답형·선택형 질문으로 강화해 시범운영 하고 있다.

기존의 예, 아니오 방식의 모니터링은 보험계약자가 상품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해도 ‘네’라고 답할 시 가입이 가능해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해 이를 강화, 시범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보험업계는 실효성제고 방안의 취지는 좋지만 실제로 실효성이 제고 됐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표하고 있다.

실제 보험업에 종사하는 사람도 보험 가입 이후 수 일이 지나면 가입한 보험에 대해 상세한 내용파악이 어려운데, 가입 보험을 처음 접한 고객이 완전판매모니터링에서 정확한 대답을 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보험업계는 오는 10월 실효성 제고를 위한 완전판매모니터링 도입을 위해 업계와 현업에서 근무하는 설계사들의 상황을 파악할 수 있도록 자문기구를 설치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완전판매를 통해 소비자를 보호하겠다는 목적으로 강화한 취지는 좋지만 이에 따라 보험상품 판매 자체의 감소로 이어지면 안 될 것”이라며 “보험업에 종사하는 많은 사람들도 실제 자신이 가입한 보험에 대해 잘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 고객들이 가입 후 수 일이 지나면 보험상품에 대한 내용을 잊을 수밖에 없어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실제로 설계사들이 고객을 만나 상품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을 다 해도 고객의 실수가 잦으면 보험계약이 무효 될 수 있기 때문에 해당 제도 강화 시에는 업계와 현업에서 근무하는 설계사들의 의견을 조율할 필요도 있다”고 덧붙였다.

◇ 모니터링 강화, 설계사 ‘억울하다’
완전판매모니터링 강화에 대한 설계사들의 불만 또한 적지 않다. 보험상품에 대한 상세한 설명 이후 완전판매를 했음에도 고객이 보험계약의 내용을 잊을 경우 재차 모니터링이 진행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2차, 3차 모니터링이 반복되면 완전판매를 했어도 소비자 변심으로 인해 계약이 불발되는 경우도 다반사다.

이럴 경우 결국 설계사는 완전판매를 했음에도 소비자의 과실로 계약이 불발, 설계사에게는 불완전판매의 꼬리표가 붙기 때문에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 설계사는 “보험 상품에 대한 설명을 모두 마쳤지만 정작 모니터링이 진행되면 고객이 상품 내용을 잊어 모니터링이 반복적으로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며 “본인 뿐 아니라 다른 설계사들 또한 완전판매를 했음에도 모니터링에 막혀 승인되지 못하고 지연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모니터링이 지속되다가 심지어는 계약이 무효 되는 경우도 있다”며 “문제는 이런 식으로 계약이 무효 될 경우 불완전판매로 인식이 되기 때문에 완전판매를 했음에도 고객의 실책으로 불완전판매 설계사가 되는 것이 우려 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보험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