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납부 제한 없는 생보사 3곳 불과…수수료 최대 걸림돌

▲ 은행 ATM. <출처=연합뉴스>

[보험매일=방영석 기자] 생명보험업계와 손해보험업계가 보험료 카드납부 허용 여부에서 대조적인 결과를 보였다.

생보업계는 카드 수수료 부담으로 대다수 생보사가 보험료의 카드 납부를 허용하지 않고 있으며 이에 따른 소비자들의 불편이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

반면 손보사 대다수는 카드를 통해 제한 없이 보험료를 납입 받고 있어 생보업계의 카드납입 ‘불허’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은 해소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 카드결제 완전 ‘불허’ 생보사 9개 육박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카드 수수료 부담이 커진 생보사 대다수가 여전히 보험료 카드 결제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전체 25개 생보사 중 한화생명, 교보생명, ING생명, 푸르덴셜생명, 알리안츠생명, KDB생명, PCA생명, 라이프플래닛, IBK연금보험 등 9개사는 카드 결제 자체를 하지 않고 있다.

카드 납입을 일부 허용하고 있는 생보사들 또한 순수보장성 보험 등 특정 상품에 한정해 보험상품별로 카드결제를 차등 허용하고 있다.

보험료 카드납부가 일부 가능한 생보사 16개사 중 모든 상품에 대해 카드납부를 할 수 있는 생보사는 KB생명, 처브라이프생명, BNP파리바카디프생명 등 3개사 뿐이다.

소비자들의 카드 사용이 일상화됐음에도 생보사들이 보험료를 카드로 결제할 수 없도록 조치한 이유는 저축성보험 비중이 높은 생보업계의 상품 특성에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계약이 만기되면 소비자에게 일정 금액을 돌려줘야하는 저축성보험은 고객이 카드로 보험료를 납부할 경우 카드 수수료를 제외하면 보험사가 거둬들이는 수익이 사실상 없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저금리 기조 지속과 IFRS17등 회계제도 변화로 수익성 개선이 절실해진 생보사들은 2~3%에 달하는 카드 수수료 부담 경감을 목표로 카드결제 비중 감소에 나서고 있다.

실제로 동양생명의 경우 보장성보험에 한정해 카드결제가 가능하지만 계속분 보험료를 카드로 납부할 경우 설계사 수수료의 30%를 환수하고 있다.

설계사들의 수수료 수익을 줄임으로써 판매 창구에서부터 고객의 보험료 카드납부를 받지 않도록 유도하고 있는 것이다.

◇ 손보업계 카드납입 차이 뚜렷
반면 저축성보험 상품 판매 비중이 낮은 손보업계는 대다수가 카드 보험료 초회납입은 물론 계속분 수납에도 제한을 두지 않고 있어 대조를 이뤘다.

1년 단위로 갱신되는 단기 보장성 보험 상품 판매 비중이 높은 업권 특성상 카드 결제로 소요되는 수수료 부담이 적고 금융계열사의 경우 그룹 시너지 효과도 발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 15개 손보사 중 농협손보를 제외한 14개사의 소비자는 모두 제한 없이 초회보험료를 카드로 납부할 수 있다.

일부 제한을 둔 농협손보 또한 농협카드와 신한카드, 국민카드 등 주요 카드는 물론 롯데카드와 삼성카드 등 8종의 카드로 납부가 가능해 사실상 카드 납입이 완전 허용된 상태다.

2회차 이후 보험료를 제한없이 카드로 납부할 수 있는 손보사도 삼성화재와 동부화재, KB손보와 메리츠화재, AIG손보와 MG손보 등 6곳에 달한다.

현대해상과 한화손보는 계약체결시 자동이체를 설정한 뒤 내방센터를 방문, 신청서를 작성하면 계속분 보험료를 카드로 납부할 수 있다.

롯데손보는 롯데카드를 통해 보험료를 계속 납부할 수 있으며 농협손보 또한 소비자가 신분증과 계약이체신청서를 제출하면 8종의 카드를 통해 보험료를 납입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대다수 손보사에서 카드를 통해 제한 없이 보험료를 납부가 가능한 점을 고려할 때 카드납부를 허용하지 않는 생보업계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은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손보업계의 경우 생보사들과 달리 저축성보험 상품 비중이 크지 않아 카드 수수료가 손보사 수익성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으며, 카드납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카드결제가 일반화된 상황에서 불편을 호소하는 소비자들의 불만은 사그라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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