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비 절감, 자본 확충 위해 허리띠 졸라맨 손보사들

[보험매일=임성민 기자] 손해보험업계가 점포와 임직원 수를 줄이면서 사업비 절감에 나서고 있다.

이는 손보업계가 2021년 도입되는 IFRS(국제회계기준)17과 신지급여력제도 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방편으로 분석된다.

현재 보험업계가 IFRS17에 대비해 자본 확충을 위해 힘 쏟고 있는 가운데, 손보업계의 지속적인 점포수 감축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 손보업계 점포수 ‘감소세’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 4월 손보사들이 호실적에 당기순익이 크게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점포수는 작년 같은 기간 대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 14개 손보사의 당기순익은 1조4,287억1,200만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9,001억9,800만원 대비 58.7%(5,285억1,400만원) 증가했다.

이 기간 손보업계는 자동차보험의 제도 개선 효과로 손해율이 감소했고, 특히 대형사의 부동산 처분 이익으로 당기순익이 작년 대비 급증한 것이다.

하지만 올 4월 손보업계 14개 손보사의 점포수는 총 2,807개로 전년 동기 2,933개 대비 4.2%(120개) 줄었다.

그 중 점포수가 가장 많이 줄어든 보험사는 메리츠화재다. 메리츠화재 점포수는 252개에서 1년간 83개로 줄이면서 지난 4월 기준 169개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메리츠화재의 점포수가 줄어든 원인은 지난해 7월 초대형점포제를 도입하면서 체질 개선에 나섰기 때문이다.

메리츠화재는 점포 운영에 필요한 사업비를 줄여 이를 전속설계사에 대한 수수료로 상환, 설계사 이탈을 막기 위해 초대형점포제를 도입했다.

보험업계는 손보사들의 점포수 감소가 2021년 도입되는 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에 대비해 자본확충에 나서며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보험부채를 시가평가 하는 IFRS17은 도입돼 실제 적용되면 보험사의 재무제표 상 부채가 급증할 우려가 있어 자본을 쌓아둘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보험사의 건전성 지표를 나타내는 신지급여력제도 또한 현재 금융당국이 순차적으로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손보사들은 사업비 절감 카드를 꺼내들 수밖에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손보업계 점포수는 올 4월 전년 동기 대비 한화손보 13개, MG손보 1개 삼성화재 4개, 악사손보 1개 증가했고, 롯데손보가 6개, 흥국화재 14개, 현대해상 7개, KB손보 26개, 동부화재 8개, 더케이손보 5개 감소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작년부터 보험업계가 전반적으로 점포와 인력을 줄이면서 사업비를 절감하고 있다”며 “사업비 절감은 2021년 도입되는 국제회계기준과 점차 강화되고 있는 신지급여력제도에 대응하기 위해 자본 확충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 업계 임직원 수도 동반 감소
손보업계의 임직원 수 또한 소폭 감소했다.

지난 4월 14개 손보사의 임직원 수는 2만9,948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 2만9,982명 보다 34명 줄었다.

초대형점포제를 운영한 메리츠화재는 임직원 수 감소폭 또한 컸다. 작년 4월 2,128명이었던 임직원 수는 1년 만에 1,738명으로 18.3%(390명) 줄어들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업계가 조직슬림화를 비롯해 사업비를 줄이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면서 “사업비를 가장 손쉬운 방법은 점포와 인력을 줄이는 것이라 몸집을 줄이는 대부분의 보험사들이 현재 조직 축소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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